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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2017. 1. 19. 11:13






예전에 타이탄 퀘스트 골드란 명칭 하에 오리지널과 확장팩이 합본으로 할인할 때 구매해두었다.


FPS만 하다가 간만에 핵 앤 슬래시 (생각없이 자르고 베는 린저씨 떠올리면 된다.) 장르의 악숀 알피지가 땡기기에 인스톨하고 실행하였다. 때문에 스크린샷과는 달리 10주년 기념판이 아닌 예전 구버전 그대로 즐기고 있었으나, 도중에 윈도우를 포맷해야하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하여 그냥 까는김에 새로 깔았다.

진짜 그래도 레벨 40 넘게 키운 캐릭터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니 깜깜하더라. 자식새끼 키우는 것이 이런 심정일까 짐작되더라. 


부모님 사랑합니다.

다행히도 파티션을 나눠놓아 데이터파일이 살아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10주년 기념판이니 연동이 된다. 

할렐루야! 

일단 구성된 UI가 조금 수정되었다. 단축키도 조금 수정된 듯 하고, 뭐 스킬이나 아이템 밸런스 등도 어느정도 수정된 듯 하다.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캐릭터 얼굴옆에 있던 체력 바나 마나 바가 디아블로 처럼 아래로 갔다는 것. 덕분에 이제 묘하게 우측상단을 바라보던 것에서 시선이 묘하게 아래를 향하게 된다. 아 그리고 줌을 화 – 악 땡길수가 있게 된 면은 매우 좋다. 때에 따라서는 고전게임 요즘 와이드스크린 해상도로 패치 적용한 마냥 작아질 수가 있는데, 보스몹과 일전을 치룰 때는 매우 큰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시야는 RTS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게임 자체는 단순히 말하자면 전형적인 디아블로 스타일이다. 디아블로가 정립한 핵 앤 슬래시 액숀 알피쥐의 정수를 잘 따르고 있는, 어찌보면 직계 전승자라고 해 줄 수도 있겠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디자인을 맡은 브라이언 설리번이 게임 디자인을 맡아, 전체적인 비주얼과 분위기가 그래픽 한층 더 이뻐진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ARPG 판을 하는 기분이다. 특히나 그리스와 이집트 파트를 플레이하는 도중에는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다.

앞서서 3D 그래픽을 사용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당시 리뷰에도 그래픽이 좋지만 물리엔진 등 너무 오바해서 좋은 것 아니냐는 말들이 있었는데, 3D 발전기 당시는 ‘부오오오오앜 나 3D 그래픽 쩐다!’ 라는 투로 360도 시점 변환을 너도나도 집어넣던 시절이었다. 그래픽을 기술이 아닌 아아트의 하나로 보고 게임 분위기에 맞게 2D도 다시 취사 선택하는 지금의 상황을 보아, 이 게임이 앞선 것이 맞다. 더군다나 디아블로 3 이후 최근의 엠엠오알피지 기대작들 또한 3D 아이소매트릭 뷰 (예전엔 쿼터뷰라고 많이 칭했다.)를 많이 차용하는 것으로 보아 정말 이 게임이 앞서간 것이 더더욱 맞다고 할 수 있다.

게임플레이의 특이점이라면, 투 잡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며, 게임 진행이 일방향 적인 대신에 캐릭터 육성에서 높은 자유도를 준다고 할 수도 있겠다. 캐릭터 육성 하니까 말하자면, 난 사실 디아블로 1탄과 2탄 확장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 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1편은 배틀넷도 들어가고 핸드폰 없던 시절 무선전화기로 친구랑 멀티플레이도 하고 엄청 좋아했는데, 2편은 ‘캐릭터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 라는 전형적인 한국형 획일화 꼰대 오지라퍼들이 말들을 너무 많이 해서 지쳐버렸다. 

보라! 게임에서부터 이미 평생직장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리고 찬양하라! 4차 산업혁명을 미리 예견하고 직업 선택의 다양성을 추구한 이 게임의 선견지명을!!!!!

그런면에서, 이 게임은 나에게 매우 의미가 있다.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오지라퍼들에 밀려 차마 느끼지 못했던 게임의 진가를, 되려 아류작이라 할 수 있는 이 게임이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왜 우리는 다 다른데, 모두 같은 것을 배우며 같은 길을 가게 하냐는 이승기 노래처럼 다시 한 번 헬조선의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깊은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디아블로 미안하다. 네 잘못이 아니었어.

그리고 필드가 꽤 광활하기 때문에 허술하게 플레이하면 길만 따라 가다 보면 구석구석 놓칠수도 있다. 때문에 선형적 플레이가 크게 단점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아쉬운 점이라면 재미와는 달리 진행 상의 완급 조절이 좀 잘 되지 않았나 싶은 부분이 있다. 액트 삼에서 바빌론으로 넘어가며 이제 메소포타미아와 그 오리엔트 고오오오오오대문명, 혹은 거대제국 페르시아를 탐험하나 싶었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알렉산더나 칭기스칸보다 더 위대하신 분이다. 

맨발로 걸어 중국 양쯔강 부근까지 간다. 실크로드 지나서. 그리스인이 당시 아는 세계라봤자 그리스 이집트 페르시아 그리고 저멀리 인도가 있댄다 정도였을텐데, 이분은 헬레니즘은 동네로 치부할 정도의 글로벌한 안목을 이미 가지고 계셨다.

때문에 중국 특유의, 그 대륙의 기상이 무리하게 압축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야 동아시아 문화권이니 중국이라는 대륙컨텐츠가 가진 무궁무진함을 잘 알지만, 아무래도 서양분들이시라 크게 느끼지 못하신 듯 하다.

즐겁다. 지금은 에픽 난이도를 클리어 하고 레전더리(디아블로 헬 난이도 생각하면 된다.)를 들어갔다. 사실 난이도가 올라갈 때마다 에픽은 만티코어, 레전더리가 히드라인가? 하는 등 시크릿 몬스터들이 있어 삼국지 마냥 3번을 플레이해줘야 이 게임을 제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아이템은 노말 매직 레어 에픽 레전더리로 디아블로의 유니크보다 하나 더 나간다.

아까도 말했지만 너무 즐겁다. 필자가 캐릭터를 잘못 키운 탓인지 전사계열이 몸빵하다 픽픽 쓰러지는게 다반사이지만, 이 게임은 나에게 핵 앤 슬래시는 이래야 한다는 진리를 알려주었다. 이제 레전더리의 그리스로 돌아가 만렙 좀 올려봐야겠다. 이만 마친다.


스팀에도 올렸다. 누가하겠냐마는 무단도용 하지마라.



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1. 18. 00:57


soon 이라고 했지만 듀크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렸다.

영원히 못 만나는 줄 알았다.




듀크 뉴켐 3d - 아토믹 에디션


이제는 저만큼 이나 나이를 먹은 장성한 청년인 고전게임, '듀크 뉴켐 3D' 가 올해 제가 플레이 했던 많은 게임들을 제치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작사인  3D 렐름은 그 후속작인 '듀크 뉴켐 포에버'를 통해 다른 의미로 더욱 유명한 기업입니다. 한때 나로호 발사와 더불어 '나로호 발사 성공이 먼저냐? 듀크 뉴켐 포에버 발매가 먼저냐?' 하는 유머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제 기억이 확실하다면 게임 역사상 가장 긴 제작기간을 가진 게임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명한 고전게임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던 저 게임을, GOG.COM 이라는 스팀과 비슷한 게임 판매 사이트를 알게 되면서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속 가지런히 정렬된 고전게임들은 저를 추억에 젖게 만들었습니다. 그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게임이 바로 저 '듀크 뉴켐 3D' 이었습니다. 커피 한잔이 될까 말까한 저렴한 가격에 저는 미련없이 구매버튼을 눌렀습니다. 당시에는 저 스스로에게 무슨 가학적인 재미라도 들린 건지, 어떤 게임이든 최고 난이도로 플레이하려 했습니다. 당연히 이 게임 또한 그러했고, 나중 에야 알았지만 최고 난이도인 4단계에서는 적이 무한정 리스폰 되는 극악한 특성이 있었습니다. 가장 어렵게 플레이 하는 것이 제작자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마치 입시공부를 하듯 억지로 억지로 전진하였습니다. 하지만 1스테이지도 넘어가기 전에 수십번을 죽고 나서야, 저의 마음이 누그러졌고 그보다 낮은 3단계의 난이도로 타협을 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실사를 방불케 하는 그래픽이 흔한 지금 에야 별 감흥이 없지만, 당시에는 둠을 성공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 쓰인 엔진인 '빌드엔진' ID소프트웨어의 퀘이크가 나오기 전까지 2.5D 그래픽의 황혼기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둠에서 발전한 모습을 찾아보자면 수중 표현과 점프, 그리고 위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도 말이 많았고, 지금 이대로 표현 했다간 판매금지도 각오 해야할 매우 높은 수위의 표현과 분위기가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다크나이트 이후로 죄다 놀란병에 걸린 듯 영화, 게임 할 거 없이 모두 고뇌하는 요즘 영웅들과는 다릅니다. 게임 시작부터 목표는 단순합니다. 자신이 아끼는 차를 박살낸 외계인들을 단죄하러 가는 주인공. 이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매우 열받아 있는 상태입니다. 마치 전철 막차 안에서 소주 한 네댓병 거나하게 드신 아저씨만큼 걸걸한 입담을 과시하며 외계인들을 사정없이 박살냅니다. 그 호쾌함에 어느덧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도 통쾌하게 날아가버립니다. 분위기를 120% 살려주는 메탈풍의 배경음악과 함께 사이다가 따로 필요 없는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너무나 친절하고 쉬워서 문제가 되는 요즈음의 RPG 보다 훨씬 어려운 레벨 디자인 또한 매력입니다. 도심 한복판, 그랜드 캐니언 같은 황무지, 우주기지, 외계인 소굴 등 다양한 배경과 게이머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미로처럼 얽힌 레벨 구성. 그리고 숨겨진 비밀 장소를 찾아내는 것 또한 소소한 재미입니다.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스테이지를 끝내는 문을 쾅 두드릴 때의 성취감도 꽤 짜릿합니다, 물론 스테이지 마지막의 통계에서, 끝끝내 발견하지 못한 비밀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살짝 찜찜한 기분도 같이 듭니다.

 

반대로 당시 고전게임 특유의 불친절함이 오히려 플레이를 피곤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멍청한 지는 몰라도, 가끔 길 찾기가 너무 어려워 아무것도 없는 맵 한복판을 이리저리 돌아다닐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헤메다 결국 공략을 찾아보고는 '이걸 어떻게?' 하는 황당한 것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 비하적 표현 또한 문제삼을 수 있지만, 이미 주인공부터 빨간 메리아스에 청바지 대충 입는 아재 캐릭터입니다. 이런 아재들이 다 그렇지 뭐 어쩌겠습니까. 게임의 컨셉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지금 다시 즐겨도 충분히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고전입니다.


p.s 어느 회사 입사지원서에 감상문 쓰라길래 썼던 글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깼습니다.


     어디서 메가톤 에디션을 사야 나머지 확장팩도 깨고 그래야 월드 투어도 사서 할

     마음이 생길 텐데요.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듀크 상아재의 화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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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 1. 18:15


자타공인 골수 스타워즈 덕후인지라 개봉일이 되자마자 관람하였지만 이제야 감상을 쓴다.

이번 영화는 정식 시리즈가 아닌 에피소드3 과 4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외전으로서, 이 때문인지 스타워즈의 전통인 노오란 크롤(올라가는 텍스트)이나 메인테마 등 전통적인 스타워즈의 상징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제국군의 신무기 '데스스타'를 파괴하려는 특공대 로그원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주인공 진 어소는 어릴적 아버지가 은하제국에 신무기 개발을 위해 강제로 징집되고 어머니는 그 와중에 죽게되는 억울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이유로 제국에 반동하며 제멋대로 살아왔는데, 그 아버지가 제국군의 신무기를 개발한다는 이유로 반란연합에 붙잡혀 오게 된다.

그 이후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스타워즈 덕후라면 잘 알겠지만, 이미 레전드라 명명된 확장세계관에서 이 내용이 다루어진 적이 있다. FPS장르의 게임시리즈에서 '카일 카탄'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깨어난 포스'가 그랬듯 어느정도 기존 설정을 차용한 모습이 보인다.

모든 리뷰어의 대체적인 평가처럼 처음에 좀 불안하다가 마지막까지 쭈욱 상승하는 희한한 완급조절을 보인다.

초반부에 인물을 소개하며, 아주 짧은 컷으로 행성(자막으로 행성이름을 설명하는 친절함도 보여주는데, 불필요한 친절이었다 생각한다.), 인물을 소개한다. 그 전개의 속도와 장면전환이 거의 전쟁닦이급 수준이라 영화에 대한 관객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저항할 수 없는 강력한 악의 제국, 한 줌도 안되는 저항 세력. 그리고 그 안에서 선과악, 적과 아군을 구분짓기 모호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 국내에 요즘 유행하는 '암살'과 '밀정' 등의 독립물과 유사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적 깊이는 '밀정'등의 영화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반란군이 항상 착한 선역으로 등장하지 않고, 때로는 더러운일도 서슴치 않으며, 안에서는 사분오열하는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충분이 좋았다.

아쉬운 점은 인물들에 감정이입할 시간마저 서두르는 듯한 영화의 전개이다. 이왕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라면, 몇분 더 늘려서 편집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가령 대의는 이미 한참 전에 잊은체 그저 직장인처럼 임무를 수행하는, 피곤에 찌들어 고민하는 카시안 대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 진 어소가 열정적인 연설을 할 때, 조금만 더 천천히 호흡하며, 관객이 이에 감정적으로 동조할 수 있게

긴 장면으로 주변인물들의 감정변화라든지를 느낄 수 있는 장면 등이 추가되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전향한 제국군 파일럿 '보디'도, 이 사람이 왜 전향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장면이 있었으면 관객이 그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선역에는 조연들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왕좌의 게임의 티리온마냥 비꼬는 유머에 능통한 드로이드 K-2. 포스교의 신봉자인 견자단과 강문. 이 영화의 씬스틸러 들이다.

특히 견자단이 연기한 치루트 임웨는 그 성격이 그의 흥행작 엽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

무협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요소인 절벽기연 같은 등장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처음 등장해서 수십의 스톰트루퍼와 대치하는데, 나는 어디선가 '열명과 싸우겠소!' 라고 외치는 엽문의 목소리를 듣는 듯했다.

실없는 듯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던지는 대사나 행동이 묵직하여, 오히려 주인공보다 더 멋지게 나온 것 같다.

난 치루트가 제다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게 아니고서야 장님이 어떻게...

오히려 악역들의 설명이 충분하다. 주요 악역인 크레닉 국장은 어찌보면 애처로운 사람이다. 그 캐릭터의 특징이 부산행의 김의성의 역할과 비슷한데,

야심만만하나 자기 공적을 가로채는 상사(타킨 총독)에, 다른 라인에 타려해도 끼워주지 상사(다스 베이더)까지. 살기위해 고군분투하나 결국 버려지는 애처로운 아재의 모습이 바로 여기 있다.

이러한 부조리한 조직문화가 만연한 제국이었으니, 망하는 것은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타킨 총독은 그 악랄함이 잘 들어나 더욱 매력적이다. 냉혹하고 야심있으며, 철두철미하게 일도 잘하는, 우리가 악역에게 기대하는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줬다 생각한다. CG로 돌아가신 명배우 피터 쿠싱의 얼굴을 재현했는데 나는 그렇게 큰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다. 시력이 좀 더 좋으신 분이라면 어색할지도.

다스 베이더는 사우나(?) 장면에서는 왜 등장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후반부에서 그 뽀오스를 들어낸다. 정말 무섭다. 순간 장르가 SF 호러로 변한다.
그리고 마지막의 본 시리즈와 매끄러운 연결은 정말 팬으로서 가슴 벅차다.

아날로그와 CG가 적절히 사용된 비주얼은 고전적인 영상미를 느끼게 하면서도 볼거리도 놓치지 않은 이 영화의 분명한 성과이다. 후반부 우주전에서 이러한 부분이 두드러지는데 , CG가 마냥 다 좋은 것이 아님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스타워즈 팬들에게는 고전의 향수를 주는 대채로 만족스러운 영화이다. 광고 카피처럼 다른 시리즈와의 개연성이 적어 첫 입문작으로도 나쁘지 않다. 물론 알고 보는 게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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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