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게임.' 카테고리의 글 목록
게임.2017. 2. 24. 22:27







내가 아직 초등학생일 때는, 인터넷도 활성화 되기 전이었고, (모뎀을 통한 활성화는 기억난다. X, 이거 가입하고 비디오도 집으로 왔던 것 같다.) 게임잡지 또한 아직 알기 전이었다. 그저 게임을 좀 안다는 친구들을 통해 학교에서 정보를 공유했다. 정확히 말하자면야 걔네들 형이 잘 아는 것이었겠지만.

 

당시 나는 이름도 잘 몰랐던 KKND1 편 데모버전을 통하여 처음 RTS라는 장르를 접하게 되었고, 이후 맨 처음 사게 된 윈도우 컴퓨터(도스 컴퓨터는 분명 집에 있었는데 어느샌가 사라졌다.)의 레드얼럿을 통해 RTS라는 장르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당시에 키보드 설정이 맞지 않아, 오로지 마우스로만 근성의 플레이를 했던 것이 기억난다. RTS라는 장르는 나에게 최첨단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게임은 이런거구나!’ 하는, 무언가 하이테크 스러운 인상을 주었다.

 

언급한 게임들은 추후에 또 다루도록 하고, 오늘 소개할 게임은 역사 RTS 게임에서 그 영향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현대전(C&C), 중세 판타지(워크래프트2), SF(2) 배경은 등장했어도,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은 드물었기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었다. 1탄은 영문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약 300만장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다. 확장팩인 로마의 부흥은 약 100만장 정도의 판매량을 올렸다,

 

필자는 이 게임을 친구들에게 에이지 오브 뱀파이어라는 다소 요상한 이름으로 전해 들었는데, 영어발음을 제대로 인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의 있는 그대로의 음역이었다. 당시에는 어이없게도 베스트 게임 20하는 식으로 데모버전을 잔뜩 담아다가 파는 CD가 있었다. 물론 불법일 것이다.

 

우연히 그 CD 안에서 발음이 비슷한 것 같은 한 게임의 데모를 발견했고, 나는 곧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정교한 그래픽이 일단 눈을 사로잡았다. 당시 2D로 보여줄 수 있는 세밀함을 극도로 끌어올린 게임의 그래픽은, 이뻐 보인다는 말이 제격인 그래픽이었다. 해서 마치 심시티를 플레이 하듯 게임의 건물을 이쁘게 오와 열을 맞춰 건설하려 노력하였다. 물론 타일 자체가 네모지기 때문에 이런 깔끔한 정리는 운영면에서 도움이 된다. 또 유닛 크기도 여타 게임에 비해 컸다. 때문에 굉장히 박력 있는 화면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투석기의 돌 투척과, 느리지만 거대한 코끼리 유닛이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속에 남아있다.

 

바이오’, ‘아이오’, ‘온놀롤레하는 수도사의 주문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끼리 성대모사하며 장난치기 딱 좋게 유머러스했다. 이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플레이어들의 공통된 감상으로, 이미 해외에서도 일종의 밈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배경음악도 심히 고전스러운데, 듣고 있으면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태동이 귀를 통하려 흘러가는 것 같은 오묘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게임플레이면에서도 신선한 것들이 많았다. 선택할 수 있는 문명의 개수가 일단 타 게임에 비해 많았다. 비록 문명 보너스 정도로 구분이 되고, 건물의 스킨만 문화권에 따라 달라진 정도이지만 말이다. 아쉽게도 유닛은 문화권의 구분없이 한 개의 스킨을 공유한다. 이게 문명마다 특성을 지니게 된 것은 후속작인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부터 였다.

또한 자원의 개수 또한 4개로 다른 게임들보다 많았다. 때문에 운영면에서도 더 꼼꼼한 플레이를 요구했다. 무역도 신선했지만, 특히나 중립 동물들을 사냥한다는 개념이 신선했던 것 같다. 코끼리 잡다 일꾼 여럿 상한 경험, 아마 다들 많이 겪으셨을거다.

 

시나리오는 역사적인 사실을 따라가지만, 게임의 한계상 적당히 각색된 부분들이 많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야마토 문명의 시나리오 중, 임나일본부 설을 그대로 차용한 부분이었다. 그래서인지 한때 우리나라 유저들에게는 반발이 심했다. 때문에 후속작인 에이지 오브 킹스 에서는 한국문명이 제외된 채 발매되었으며, 스타크래프트와 PC방의 성공으로 한국시장이 주목할 만큼 커지자, 확장팩인 정복자에서는 추가되어 등장하였다.

 

리브레위키에 의하면 베트남에서는 아직도 현역으로 즐기는 듯하다. 사실 사양도 안타고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으면서, 2D로 색 구분이 눈에 확 잘 들어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같이 랜파티를 하거나, 게임 대회를 하기에는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의 인생 게임 시리즈의 태동으로서, 정발 되었을 때 구매하지 못함을 아쉽게 여겨 이베이를 뒤져 구매하였다. 한달 가까운 기간이 지난 뒤에 배송되었지만, 인생 시리즈를 다 모았다는 뿌듯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또한 게임을 통해 역사를 배운다는, 실로 어머어마한 당위성을 제공해준 작품이다. 이 게임을 통해 세계사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때문에 긴 시간동안 나의 꿈은 역사학자였다. 그렇게 보면 이 작품은 나의 인생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큰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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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2. 21. 19:23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 중에서도 핵 전쟁 후 황폐화된 세상을 다루는 뉴클리어 아포칼립스의 대명사인 게임이다. 다른 매체에서 영향도 많이 받았지만, 이 게임이 영화나 여타 다른 게임 등에 미친 영향 또한 적지 않다. 이 게임이 발매되었을 때, 나는 고작 초등학교 2~3학년 정도의 나이였기 때문에, 어디서 구하는지도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 그냥 기억속에 묻어두었던 것이 생각난다. 게이머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꽤나 유명했고 게임 전문지도 아닌 일반 신문에서 이 게임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을 정도였다.

나중에 블로그 등을 돌아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은 이 게임이 웨이스트랜드라는 비슷하게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의 정신적 후속작 내지는 거의 리메이크에 가깝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지금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웨이스트랜드 2 가 발매되고, 폴아웃 시리즈는 엘더 스크롤 시리즈로 유명한 베데스다를 통해 계속 나오는 중이다.

 

디아블로1, 리니지 등이 생각나는 아이소매트릭 뷰의 2d 그래픽으로, 정교한 묘사를 통해 (특히 전투 중에 적군이 터져 나가는 등의 고어한 묘사를 보면 그 정성을 느낄 수 있다.) 핵전쟁 이후의 황량한 세기말적 배경을 잘 표현했다. 물론 요즘 게임에 비하면 기술적인 화려함은 없지만, 워낙 세계관에 맞게 잘 디자인 되었기 때문에 지금 봐도 그럭저럭 넘어가 줄 만하다. 고전의 향수를 지녔다고 할까. 방사능 가득 품은 모래바람이 모니터를 타고 풍겨오는 기분이다.

 

그래픽과 더불어 사운드 또한 게임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고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성우들의 연기가 진국이며, 성인 이용가답게 진득한 욕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배경음악도 미래적이고, 음산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잘 살려 새로운 장소, 위험한 장소에 들어갈 때면 으스스한 기분마저 든다.

 

오랫동안 세상과 단절한 채 지하에서 지냈지만, 정화기가 고장이 나고 이를 수리할 센서를 찾기 위해, 주인공은 볼트라 불리는 방공호 밖으로 나가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단 150.

게임의 목적에 맞추어 플레이어는 방공호의 뚜껑을 따고 황량한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미 대륙처럼 보이는 이곳은, 바닷가 지역으로 가면 전부 녹색의 오염된 상태로 인적이 없고, 인적이 드문 곳을 지날 때면, 방사능과 이상한 물질에 의해 변형된 괴물들과 싸워야 한다. 기껏 만나는 사람들도 도적떼 일 수 있으며, 마을 안에도 사기꾼들이 있을 수 있다.

게임은 먼저 게이머를 세상에 풀어놓은 다음에, 메인 줄거리를 알아서 찾아오도록 하고 있다. 일본식 롤플레잉 처럼 스크립트 따라서 자연스럽게 진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광활한 황무지에 던져 놓고 일단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면서 단서를 찾고 가끔은 문제도 해결해줘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과 대화하고 동료도 만들며 정보를 얻고, 결국에는 정화기 센서 보다 더 큰 음모를 막는 영웅이 된다.

 

제대로 된 서양식 롤플레잉 게임을 해 본 적이 없던 나에게, 핍보이(게임 상의 스마트폰 비슷한 기기) 안의 전체 맵 부터 등장하여 알아서 게임을 진행해 나가야 하는 점은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게임의 방향에 강제로 게이머를 일치시키지 않고 알아서 찾게끔 만들고, 저절로 메인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가게 만드는 방식은 플레이어가 좀 더 자신과 게임 속 주인공을 일치시키고, 이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다.

당연히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 도둑질에 능하다면, 기술을 쓸 수 있고, 힘이 세다면 대화 대신에 주먹을 먼저 들이밀어도 된다. 자율성을 통해 다른 매체에서는 쉽게 제공하기 힘든 강렬한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폴아웃은 게임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그 본분을 다하고 있다 할 수 있겠다.

 

전투는 포인트를 소모하는 턴 방식의 전투이다. 잘 모르겠다면 택틱스류의 너 한번, 나 한번 하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전투에서도 부위별로 상대를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며, 역시 게임상의 수치가 뛰어나다면, 한번에 머리나 심장, 그리고 영 좋지 않은 곳을 타격하여 불구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실시간에 맛든 요즘 게이머라면, 말만 들어서는 장기나 체스를 떠올리며 맥 빠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턴 방식이라 더욱 심장 쫄깃한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먼저 때리는 놈이 이기는 상황에서, 적에게 턴이 먼저 갔다 던지 하는.

 

버그는 좀 아쉬운 부분이다. 필자의 노트북에서는 어느 마을만 가면 윈도우로 나와버리는 통에 더 이상의 진행이 불가한데, 이것 말고도 많은 버그가 있다 한다.

 

괜히 지금까지 프랜차이즈가 팔팔하게 살아있으며, 오래된 고전을 지금까지 팔고, 꾸준히 업데이트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으며, 폴아웃을 무슨 핵전쟁 FPS 시리즈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한 번쯤 체험해봐야 될 게임이 아닌가 싶다.

 

P.S

현실에서도, 연락처나 집주소는 아무에게나 알려주는게 아니듯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함부로 우리 방공호 어디에 있어요하고 알려주다가 큰일냈거든요. 줄거리가 무언가 무협스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하산(여기서는 지상으로)하고, 강호에서 사람들과 뒤섞이며, 의협들과 우정도 만들고, 나쁜 악당과도 맞서는, 써 놓고 보니 딱 무협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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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2. 17. 02:07








여러 비행 시뮬레이션, 헬기를 다룬 코만치 시리즈 등으로 밀리터리 게임의 명가로 알려진 노바로직의 대표작

델타포스 시리즈.

그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당시의 FPS 장르는 비좁은 미로, 던젼, 기지 내부등을 샅샅이 뒤지며 길을 찾는 방식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는데델타포스는 이러한 트렌드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실적인 배경과 광활한 지형을 강점으로 들고 나왔다.

물론, 이전에 듀크 뉴켐 3D 등에서 야외 지형, 스타워즈 제다이 나이트와 하프라이프 등에서도 광활한 지형이 등장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밀리터리 스타일의 게임으로 넓은 지형에서 실제 작전을 수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을 델타포스가 그 효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뒤에 영향을 받을 게임들도 많이 언급할 수 있는데, 일단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레드 스톰에서는 비슷한 컨셉으로 고스트 리콘 시리즈를 발매하였고, 좀 많이 크게 보아 현대군인이 큰 맵에서 뛰어다니는 걸로 치자면 무수히 많다.

넓은 맵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배틀필드 시리즈, 또 보병 시뮬레이션이라 칭해지는 오퍼레이션 플래시 포인트(훗날 아르마 시리즈로 계승, 저작권 회수 후 이름 변경.) 등도 어찌됐건 영향을 받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경우에는 원래 델타포스는 부대 마크가 없는데, 이를 착각하고 델타포스 게임의 엠블럼을 도용하였다가 법적인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픽은 좀 특이하다. 복셀 엔진이라는 지금도 그렇고 당시에도 잘 쓰이지 않는 엔진을 이용하였다. 이는 2D 도트를 3D의 형태로 구현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주로 2D RTS 장르에서 많이 이용되었는데, 대표적으로 C&C 타이베리안 선 등에서 사용되었다. 이를 FPS 장르에 적용하여, 지형은 부드러우면서도 광활한 (자꾸 이 표현을 쓰게 된다.) 넓이를 표현해내고, 그 위에다 3D로 이루어진 사람, 지형지물을 올렸다.

당시의 기술력을 고려해도 무언가 어정쩡한 그래픽으로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직선으로 쭉 이어 그린 듯한 당시의 3D 그래픽보다, 부드러운 지형묘사는 좋았지만, 엔진의 한계로 그 위에 오브젝트를 빽빽하게 올리거나 하지 못했는지, 배경이 다소 심심하다.

인도네시아의 정글로 여겨지는 지형인데도, 나무는 드문드문 있고, 대신 짙은 풀색의 초원과 산이 자리하는 식이다. 때문에 가끔은 내가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운드는 현실적인 소리에 집중한 것 같다. 배경음악이라곤 메인메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전부이며, 게임 안에서는 철저히 총성과, 적들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진다. 그래도 효과음은 상당한 수준이라 말하고 싶다. 각각의 총기에 따라 효과음이 잘 구현되어 있으며, 총을 쏠 때, 무언가 안에 살짝 비어 공명하는 듯한 느낌마저 잘 살렸다.

배경음악에 대해 잡설하자면, 경쟁작인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의 경우 장중한 오케스트라를 통해 마치 90년대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스타일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하게 한다. 때문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무언가 세계평화에 앞장서는 사명감을 팍팍 심어준다.

델타포스 1의 배경음악은 메탈풍(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아 정확하게 장르를 정의하지 못하는 점 양해바란다.)의 음악이다. 마치 전역한 전직 군인이 어느 시골 구석의 펍에서 맥주를 잔뜩 들이키며 할리 데이비슨을 옆에 세워두고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배경음악에서부터 땀내나는 사나이들의 군대 이야기 같은 느낌을 주는, 진정한 밀리터리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게임플레이는 광활한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각 미션마다 지정경로가 있지만 거의 지침 수준이며.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순전히 플레이어의 자유이다. 지정경로를 무시하고 근처 야산에 올라 적들을 저격한 뒤 유유히 목표지점으로 이동할 수도, 아니면 그냥 적을 무시하고 빙 돌아가 목표만 타격하고, 다시 퇴각지점을 빠질 수도 있는 자유로운 플레이를 유도한다.

자유도가 극도로 제한된 요즘의 레일슈터 게임들을 하다가 이 게임을 하면 단순하면서도, 무언가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에는 이 게임은 제법 아케이드적인 게임성으로 알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경쟁작인 레인보우 식스 보다 한 층 접근하기 쉬운 게임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인공지능은 정말로 멍청한 수준이다. 옆에서 동료가 죽어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건물 안의 적들은 그저 게이머가 있는 방향을 향해 건물 안에서 열심히 벽에 총을 쏴대기도 한다. 그럼에도 난이도는 그리 녹록치 않은데, 게이머 또한 한, 두발의 총탄에 바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크립트와 영화적인 연출만 가득 담긴 게임들에 익숙하다면, 델타포스 1은 조금은 심심할 것이다. 허나 반대로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줄고, 플레이 타임마저 줄어드는, 클릭 말고 크게 할 것이 없는 그런 레일슈터 게임들에 질렸다면, 이제 발매된 지 어언 20년이 다 되가는 이 고전명작은 분명히 당신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p.s

자세히 보시면, 장갑차 안에 닭이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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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2. 13. 20:44



문명의 개발자 하나인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문명과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결합이라고 있는 게임. 게임성이 절묘하다. 사실 실시간 문명이라고 하는 적합하다. 문명만큼이나 다양한 난이도로 도전욕구를 자극한다.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세계정복 모드는  옛날 학창시절, 코에이 삼국지를 플레이하며 수업 중국 지도 그리고 딴생각하던 추억을 떠올리게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래픽은 당시에도, 스팀에서 익스텐디드 에디션이 발매된 지금에도 미묘하다. 3d 2d 혼합으로 부드럽고 세밀한 묘사의 건물과 3d 디자인된 유닛, 그리고 3d 지형에 2d 지형 지물을 올린 모습을 하고 있다. 3d 기술이 과도기였던 시기였고, 또한 RTS 장르에서는 고사양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던 시기라 이러한 그래픽을 사용하게 같다.

때문에 엠파이어 어스등의 3D RTS보다 훨씬 이쁜 비주얼을 보여주지만, 미묘하게 사양이 높은 것으로 기억한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기는 하지만, 당시에도 미묘하게 사양이 높았고, 지금 익스텐디드 에디션이 되면서도 사양이 제법 높아 저가형 컴퓨터에서는 돌리기 버거울수도 있다.  

굳이 건물은 2D, 유닛은 3D 채택하였는지는 아리송하다. 게다가 당시에 이미 앙상블 스튜디오에서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통해 3D로도 얼마든지 어여쁜 비주얼을 선사할 있음을 증명한지라, 애매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하지만 같은 유닛이나, 건물이라도 문명별로 각각의 고유한 스킨을 적용시킨 점은 충분히 시대를 앞서갔다고 있다. 당시의 역사물 게임들이 시대별 구분만, 혹은 문화권 별로 엮어 디자인을 하는 등의 결과물을 보여줬다면, 이상의 노력을 들인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사운드는 매우 역동적이고 희망찬 배경음악이 인상깊다. 역동적인 문명의 기상이 느껴지는 BGM 게임의 분위기를 더해주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효과음이 너무 심심하다는 것이다. 만약 배경음악을 끄고 게임을 플레이하면 종소리, 으엑, , 정도의 효과음만 들리는 고요함을 체험할 있다.

 

게임이 가진 진정한 강점은 바로 게임플레이이다. 그래도 평균 이상은 해주는 그래픽과 사운드에 이러한 깊이 있는 게임플레이가 더해졌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게이머들에게 기억되는 고전 명작으로 자리매김 있지 않았나 싶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튜토리얼 모드 외에 시나리오라고 만한 것이 없다. 대신 문명을 플레이 하듯 난이도를 선택 , 세계지도에서 정복 혹은 목표요건을 채우기 위한 플레이를 실행하게 된다. 이는 마치 삼국지를 아주 간편하게 만들고, 전투 부분은 일반적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류의 RTS 진행하게 하는 모습이다. 그런 이유로 둘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어마어마한 중독성을 선사한다. 확장팩인 쓰론 패트리어트에서 세계정복모드가 세분화되었는데 부분적인 세계를 점령하는게 끌렸다. 알렉산더 시절 헬레니즘 시대 영역, 나폴레옹 시기, 대항해시대 북아메리카 일대, 냉전 시대 그리고 전체 세계정복까지 플레이어의 입맛대로 원하는 시기를 정복할 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보다는 문명의 실시간 버전이라 있는 이유로, 일단 게임 시작 근간이 되는 것은 건물이 아닌 도시 단위이다. 게이머는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 그리고 영향권을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필연적으로 추가적인 도시 건설을 강제 당하며, 이를 통해 치열한 공방전을 유도한다. 도시를 잃거나 영토를 많이 확보하지 못하면 그만큼 자원수급이 어렵고, 유닛을 회복시킬 공간이 적으며, 이는 게임의 패배로 이어진다.

업그레이드가 매우 중요한 또한 이유라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보다 시대 발전이 매우 중요한데, 전체 시대 업그레이드는 물론이요, 기술 단계별로 획득할 있는 자원의 총량이 정해져 있어,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이미 밀릴 밖에 없다. 업그레이드를 포기하고 물량으로 승부하는 전략을 구상하기가 어렵다.

 

당시 비평적으로도 높은 평가들을 받았고, 수상도 제법 했던 거로 기억한다. 그리고 리뷰를 작성하며 알게 사실인데 오리지널과 확장팩 포함 1백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고 한다. (영문 위키피디아와 빅휴즈 게임즈 홈페이지에 나와있다.) 빅휴즈 게임즈는 게임 이후로, 스팀펑크 판타지 세계관의 후속작 라이즈 오브 레전드, 그리고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3 두번째 확장팩인 아시아의 왕조 등을 제작하였으며, 최근에는 넥슨과 함께 모바일 게임 도미네이션즈를 개발하였다. 나름 인기가 높았던 게임의 정식 후속작이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P.S

스팀 평가에도 그대로 업로드 한 글입니다. 게임의 진정한 본질은 외적인 요소가 아닌 게임성임을 이 게임을 떠올리며 다시 생각해 봅니다. 사실 어떤 것이든 본질적인 부분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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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2. 8. 23:02


시점은 탑 뷰(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 워크래프트2를 떠올리면 된다.)이지만, 3d로 지형의 고저차와 공중 유닛의 선회, 탄환 궤적까지 구현되어 지형에 따라 데미지가 막히기도 했던,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앞서 간 게임이었던 토탈 어나힐레이션.

그 후속작인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와 그 확장팩인 아이언 플레이그는 그 후 배경을 판타지로 바꾸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타이베리안 선과 스타크래프트 등이 각축을 벌이던 RTS 장르의 황금기에 출시되었던 게임이다.

내가 이 게임을 접하게 된 것은 11살쯤, 시내에 있던 한 대형 서점의 게임 매장이었다. 주얼판(게임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고 불법복제가 성행하던 우리나라에서 탄생된, 재고가 남은 패키지 게임을 저가에 덤핑하는 판매방식이었다.)으로 구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발매시기에 비해 꽤 재빠르게 저가형으로 재발매 되었던 것 같다. 정말로 흥행이 말이 아니었나보다.

전작인 토탈 어나힐레이션의 성공과 명성으로 주목할 만한 제작사로 발돋움했던 케이브독은, 결국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 게임의 흥행 실패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허나 이런 세상의 평가와는 달리, 나는 희한하게 이 게임에 애정이 깊다. SF와 판타지를 좋아하는 내 성향과도 잘 맞았기도 하고, 스타크래프트의 아류 일색이던 당시의 게임판에서 자기만의 방식을 고수하던 장인의 풍모 같은 게 느껴 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본다면 나 같은 게이머들이 없지는 않았는지, 고전게임을 디지털화 하여 재발매 하는 사이트인 GOG.COM 에서도 다시 발매되었다.

비록 당시 3D 그래픽의 한계로 유닛과 건물의 외형은 네모난 목각인형과 다를 바 없지만, 각각 종족의 개성을 잘 구현하고 있다. (중세 봉건, 악마, 야만인 무리, 해상왕국 등 확장팩의 크레온 종족도 합하면 스팀펑크까지) 여기에 나름 미려한 지형 그래픽이 어우러지면, 작은 판타지 세계를 보는 소소한 즐거움을 자아낸다. 특히 드래곤 등의 공중 유닛이 날갯짓을 하며 선회하고 싸우는 모습은 지금 봐도 꽤 공들인 티가 나는 연출이다. 사실 기술이 발전한 지금까지도 RTS 장르에서 공중 유닛의 동선을 이만큼 공들여 만든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이니, 그 노력이 결코 모자란 작품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배경음악은 중세풍의 우아한 느낌을 잘 살려준다. 종족마다 다른 테마로 곡 수가 그렇게 많다고 느껴지지는 않으나, 그래픽과 함께 한층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그에 비해 유닛 음성은 거의 없다시피 하며, 효과음 또한 심심한 수준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우아한 배경음과 정적인 효과음이 합쳐져 졸음을 유발한다는 평도 있었다.

게임이름답게 모조리 전멸주된 내용이던, 전작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이번 작품에서는 하나의 큰 서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싱글 플레이의 개선이 이루어졌다. 수채화와 중세풍의 스케치로 이루어진 원화와 영상이 브리핑과 컷씬으로 활용되어 몰입감을 높인다. 단지 아쉬운 것은 게임 내 연출을 강화하던 당시 트랜드와 달리 게임 내적인 면에서는 시나리오적 연출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이 게임을 더욱 심심하게 느끼게 했을 것 같다.

스토리는 그에 반해 매우 좋다. 마치 왕좌의 게임을 보는 듯, 생긴 것은 마냥 정의로워 보이는 종족이 가장 배반이 잘 일어나고, 때에 따라서는 동맹을 약탈하며 악의무리처럼 생긴 종족이 오히려 단합이 잘 된 모습을 보여준다. 4종족이 두 패로 나뉘어 싸우는 것이 오리지널의 스토리이고, 공통의 적인 크레온이라는 침략자에 맞서 이합집산 하는 내용이 확장팩인 아이언 플레이그의 스토리이다. 후속작을 염두한 것인지 스토리는 완벽히 종결되지 않고 열린 결말의 형식으로 나아간다. (크레온을 물리치지만, 그 과정에서 무능한 모습을 보인 한 종족은 많이 위축되고, 오리지널에서 패배했던 두 종족은 이 기회를 틈타 재기한다.)

게임 플레이 면에서는 독자성을 많이 추구했다. 자원 수집을 최대한 간략히 하며,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유닛 컨트롤을 세세하게 신경쓰기 보다는 좀 더 크게 전략적인 방향에 집중하게끔 유도했다. 시야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사거리와 시야가 차이가 나는 유닛이 많아, 비행 유닛이나 정찰 유닛이 시야를 확보하고 투석기 등의 포병 유닛이 지원을 하는 다양한 유닛 조합을 통한 전략적인 플레이를 노린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인터넷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던 해외사이트에서 되지도 않는 영어를 구사하며 해외 게이머들과 플레이 할 때는, 이런 의도와는 살짝 빗나가 엄청난 생산으로 전선을 형성하며 끊임없이 맞붙는 물량전의 형태로 전개되었던 것 같다.

장장 구매한지 15~16년 만에 엔딩을 보게 된 게임으로, ‘나만의 게임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좋은 배경과 설정이 있으니 이를 버리지 말고 누군가가 정신적 후속작 이라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P.S 

인스타그램의 간단한 감상을 이제야 정리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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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2. 7. 02:47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 장보고전, 충무공전, 퇴마전설 등으로 나름 명가로 불리던 트리거 소프트의 작품입니다. 전작인 퇴마전설에서 세 캐릭터를 마치 RTS 장르의 유닛처럼 드래그하여 동시조종 하기도 하는 등의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인지, 그 후속작인 2탄에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당시 돈이 부족하고, 제 마음대로 매번 게임을 사기 어려웠던 학생 신분이었던 저는 나중에 주얼판으로 이 게임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디아블로 2 이후에 나온 게임임에도 그래픽과 사운드 면에서 딱히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마법효과 등의 그래픽은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잘 다듬어지지 않은 면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캐릭터들의 엉성한 움직임과, 일반 몬스터와 단지 색깔만 다른 보스급 몬스터들의 성의 없는 디자인, 그리고 같은 회사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들었던 듯한 비슷한 효과음들

동서양을 오가는 거대한 배경과 스토리는 충분히 좋았지만, 게임플레이면에서는 좋지 않았습니다. 스토리 진행중의 중간보스들은 밸런스 테스트도 해보지 않았는지, 이미 지나치게 강해진 주인공 캐릭터의 일격에 쓰러졌습니다

지하 던젼 입구를 클릭하다가 필드에서 공격받으면, 그대로 반격하지 못하고 얻어 맞는 등의 사소한 버그도 있었습니다. 용병들은 그 다양함과 고용할 수 있는 인원에 비해 비효율적 이었습니다

전작에서 보여준 시스템은 사리지고 한번에 한명씩만 조종할 수 있게끔 바뀌었으며, 이마저도 컴퓨터가 조종할 때는 낮은 인공지능 때문에 없는 편이 훨씬 도움이었습니다. 거짓말 안하고 정말 닭XX리 수준입니다. 차라리 우리집 어항의 구피가 더 지능적으로 움직일겁니다. 때문에 계속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중반부까지 플레이 하다 그냥 멈춰버린 기억이 있습니다.


p.s 

오랜만의 추억으로 다시 꺼내보면 조금 평가가 달라질까 했지만, 아니 오히려 더 나쁩니다. 사실 저정도 그래픽은 그때도 좋지 않았어요. 전체적으로 압박이 있었는지, 서둘러서 내보낸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영화나 게임이나 제작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그닥 좋은 일이 아니지만, 더 좋지 않은 일은 외부적인 압박에 의해 제대로 만들어지기도 전에 서둘러 나와버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괜찮은 시스템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의 후속작이지만, 전작과의 연관성은 찾아볼 수 없고, 당시 인기를 끌던 디아블로2와 어설프게 합쳐진 듯한 느낌입니다. 

그나마 칭찬해주자면 어려운 제작 여건 속에서도 계속 독자적인 작품을 내놓았다는 점일까요? 제작사인 트리거 소프트는 이후에 인기드라마인 태조 왕건의 후광을 입고 동명의 RTS 작품을 발매하기도 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았지만 발매되지 못한 카오스, 한게임에서 온라인 RTS 작품으로 서비스 되었던 라크무등을 내놓다가 사라집니다.

대중성과 타협하려다 오히려 대중에게 외면당하는 사례를 우리는 그동안 많이 봤습니다. 이 작품 또한 그러한 수많은 사례들 중 하나라 할 수 있겠지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분야에서나 자기만의 오리지널리티임을 다시 깨닫습니다.

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1. 19. 11:13






예전에 타이탄 퀘스트 골드란 명칭 하에 오리지널과 확장팩이 합본으로 할인할 때 구매해두었다.


FPS만 하다가 간만에 핵 앤 슬래시 (생각없이 자르고 베는 린저씨 떠올리면 된다.) 장르의 악숀 알피지가 땡기기에 인스톨하고 실행하였다. 때문에 스크린샷과는 달리 10주년 기념판이 아닌 예전 구버전 그대로 즐기고 있었으나, 도중에 윈도우를 포맷해야하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하여 그냥 까는김에 새로 깔았다.

진짜 그래도 레벨 40 넘게 키운 캐릭터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니 깜깜하더라. 자식새끼 키우는 것이 이런 심정일까 짐작되더라. 


부모님 사랑합니다.

다행히도 파티션을 나눠놓아 데이터파일이 살아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10주년 기념판이니 연동이 된다. 

할렐루야! 

일단 구성된 UI가 조금 수정되었다. 단축키도 조금 수정된 듯 하고, 뭐 스킬이나 아이템 밸런스 등도 어느정도 수정된 듯 하다.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캐릭터 얼굴옆에 있던 체력 바나 마나 바가 디아블로 처럼 아래로 갔다는 것. 덕분에 이제 묘하게 우측상단을 바라보던 것에서 시선이 묘하게 아래를 향하게 된다. 아 그리고 줌을 화 – 악 땡길수가 있게 된 면은 매우 좋다. 때에 따라서는 고전게임 요즘 와이드스크린 해상도로 패치 적용한 마냥 작아질 수가 있는데, 보스몹과 일전을 치룰 때는 매우 큰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시야는 RTS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게임 자체는 단순히 말하자면 전형적인 디아블로 스타일이다. 디아블로가 정립한 핵 앤 슬래시 액숀 알피쥐의 정수를 잘 따르고 있는, 어찌보면 직계 전승자라고 해 줄 수도 있겠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디자인을 맡은 브라이언 설리번이 게임 디자인을 맡아, 전체적인 비주얼과 분위기가 그래픽 한층 더 이뻐진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ARPG 판을 하는 기분이다. 특히나 그리스와 이집트 파트를 플레이하는 도중에는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다.

앞서서 3D 그래픽을 사용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당시 리뷰에도 그래픽이 좋지만 물리엔진 등 너무 오바해서 좋은 것 아니냐는 말들이 있었는데, 3D 발전기 당시는 ‘부오오오오앜 나 3D 그래픽 쩐다!’ 라는 투로 360도 시점 변환을 너도나도 집어넣던 시절이었다. 그래픽을 기술이 아닌 아아트의 하나로 보고 게임 분위기에 맞게 2D도 다시 취사 선택하는 지금의 상황을 보아, 이 게임이 앞선 것이 맞다. 더군다나 디아블로 3 이후 최근의 엠엠오알피지 기대작들 또한 3D 아이소매트릭 뷰 (예전엔 쿼터뷰라고 많이 칭했다.)를 많이 차용하는 것으로 보아 정말 이 게임이 앞서간 것이 더더욱 맞다고 할 수 있다.

게임플레이의 특이점이라면, 투 잡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며, 게임 진행이 일방향 적인 대신에 캐릭터 육성에서 높은 자유도를 준다고 할 수도 있겠다. 캐릭터 육성 하니까 말하자면, 난 사실 디아블로 1탄과 2탄 확장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 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1편은 배틀넷도 들어가고 핸드폰 없던 시절 무선전화기로 친구랑 멀티플레이도 하고 엄청 좋아했는데, 2편은 ‘캐릭터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 라는 전형적인 한국형 획일화 꼰대 오지라퍼들이 말들을 너무 많이 해서 지쳐버렸다. 

보라! 게임에서부터 이미 평생직장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리고 찬양하라! 4차 산업혁명을 미리 예견하고 직업 선택의 다양성을 추구한 이 게임의 선견지명을!!!!!

그런면에서, 이 게임은 나에게 매우 의미가 있다.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오지라퍼들에 밀려 차마 느끼지 못했던 게임의 진가를, 되려 아류작이라 할 수 있는 이 게임이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왜 우리는 다 다른데, 모두 같은 것을 배우며 같은 길을 가게 하냐는 이승기 노래처럼 다시 한 번 헬조선의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깊은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디아블로 미안하다. 네 잘못이 아니었어.

그리고 필드가 꽤 광활하기 때문에 허술하게 플레이하면 길만 따라 가다 보면 구석구석 놓칠수도 있다. 때문에 선형적 플레이가 크게 단점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아쉬운 점이라면 재미와는 달리 진행 상의 완급 조절이 좀 잘 되지 않았나 싶은 부분이 있다. 액트 삼에서 바빌론으로 넘어가며 이제 메소포타미아와 그 오리엔트 고오오오오오대문명, 혹은 거대제국 페르시아를 탐험하나 싶었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알렉산더나 칭기스칸보다 더 위대하신 분이다. 

맨발로 걸어 중국 양쯔강 부근까지 간다. 실크로드 지나서. 그리스인이 당시 아는 세계라봤자 그리스 이집트 페르시아 그리고 저멀리 인도가 있댄다 정도였을텐데, 이분은 헬레니즘은 동네로 치부할 정도의 글로벌한 안목을 이미 가지고 계셨다.

때문에 중국 특유의, 그 대륙의 기상이 무리하게 압축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야 동아시아 문화권이니 중국이라는 대륙컨텐츠가 가진 무궁무진함을 잘 알지만, 아무래도 서양분들이시라 크게 느끼지 못하신 듯 하다.

즐겁다. 지금은 에픽 난이도를 클리어 하고 레전더리(디아블로 헬 난이도 생각하면 된다.)를 들어갔다. 사실 난이도가 올라갈 때마다 에픽은 만티코어, 레전더리가 히드라인가? 하는 등 시크릿 몬스터들이 있어 삼국지 마냥 3번을 플레이해줘야 이 게임을 제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아이템은 노말 매직 레어 에픽 레전더리로 디아블로의 유니크보다 하나 더 나간다.

아까도 말했지만 너무 즐겁다. 필자가 캐릭터를 잘못 키운 탓인지 전사계열이 몸빵하다 픽픽 쓰러지는게 다반사이지만, 이 게임은 나에게 핵 앤 슬래시는 이래야 한다는 진리를 알려주었다. 이제 레전더리의 그리스로 돌아가 만렙 좀 올려봐야겠다. 이만 마친다.


스팀에도 올렸다. 누가하겠냐마는 무단도용 하지마라.



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1. 18. 00:57


soon 이라고 했지만 듀크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렸다.

영원히 못 만나는 줄 알았다.




듀크 뉴켐 3d - 아토믹 에디션


이제는 저만큼 이나 나이를 먹은 장성한 청년인 고전게임, '듀크 뉴켐 3D' 가 올해 제가 플레이 했던 많은 게임들을 제치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작사인  3D 렐름은 그 후속작인 '듀크 뉴켐 포에버'를 통해 다른 의미로 더욱 유명한 기업입니다. 한때 나로호 발사와 더불어 '나로호 발사 성공이 먼저냐? 듀크 뉴켐 포에버 발매가 먼저냐?' 하는 유머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제 기억이 확실하다면 게임 역사상 가장 긴 제작기간을 가진 게임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명한 고전게임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던 저 게임을, GOG.COM 이라는 스팀과 비슷한 게임 판매 사이트를 알게 되면서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속 가지런히 정렬된 고전게임들은 저를 추억에 젖게 만들었습니다. 그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게임이 바로 저 '듀크 뉴켐 3D' 이었습니다. 커피 한잔이 될까 말까한 저렴한 가격에 저는 미련없이 구매버튼을 눌렀습니다. 당시에는 저 스스로에게 무슨 가학적인 재미라도 들린 건지, 어떤 게임이든 최고 난이도로 플레이하려 했습니다. 당연히 이 게임 또한 그러했고, 나중 에야 알았지만 최고 난이도인 4단계에서는 적이 무한정 리스폰 되는 극악한 특성이 있었습니다. 가장 어렵게 플레이 하는 것이 제작자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마치 입시공부를 하듯 억지로 억지로 전진하였습니다. 하지만 1스테이지도 넘어가기 전에 수십번을 죽고 나서야, 저의 마음이 누그러졌고 그보다 낮은 3단계의 난이도로 타협을 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실사를 방불케 하는 그래픽이 흔한 지금 에야 별 감흥이 없지만, 당시에는 둠을 성공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 쓰인 엔진인 '빌드엔진' ID소프트웨어의 퀘이크가 나오기 전까지 2.5D 그래픽의 황혼기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둠에서 발전한 모습을 찾아보자면 수중 표현과 점프, 그리고 위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도 말이 많았고, 지금 이대로 표현 했다간 판매금지도 각오 해야할 매우 높은 수위의 표현과 분위기가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다크나이트 이후로 죄다 놀란병에 걸린 듯 영화, 게임 할 거 없이 모두 고뇌하는 요즘 영웅들과는 다릅니다. 게임 시작부터 목표는 단순합니다. 자신이 아끼는 차를 박살낸 외계인들을 단죄하러 가는 주인공. 이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매우 열받아 있는 상태입니다. 마치 전철 막차 안에서 소주 한 네댓병 거나하게 드신 아저씨만큼 걸걸한 입담을 과시하며 외계인들을 사정없이 박살냅니다. 그 호쾌함에 어느덧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도 통쾌하게 날아가버립니다. 분위기를 120% 살려주는 메탈풍의 배경음악과 함께 사이다가 따로 필요 없는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너무나 친절하고 쉬워서 문제가 되는 요즈음의 RPG 보다 훨씬 어려운 레벨 디자인 또한 매력입니다. 도심 한복판, 그랜드 캐니언 같은 황무지, 우주기지, 외계인 소굴 등 다양한 배경과 게이머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미로처럼 얽힌 레벨 구성. 그리고 숨겨진 비밀 장소를 찾아내는 것 또한 소소한 재미입니다.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스테이지를 끝내는 문을 쾅 두드릴 때의 성취감도 꽤 짜릿합니다, 물론 스테이지 마지막의 통계에서, 끝끝내 발견하지 못한 비밀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살짝 찜찜한 기분도 같이 듭니다.

 

반대로 당시 고전게임 특유의 불친절함이 오히려 플레이를 피곤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멍청한 지는 몰라도, 가끔 길 찾기가 너무 어려워 아무것도 없는 맵 한복판을 이리저리 돌아다닐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헤메다 결국 공략을 찾아보고는 '이걸 어떻게?' 하는 황당한 것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 비하적 표현 또한 문제삼을 수 있지만, 이미 주인공부터 빨간 메리아스에 청바지 대충 입는 아재 캐릭터입니다. 이런 아재들이 다 그렇지 뭐 어쩌겠습니까. 게임의 컨셉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지금 다시 즐겨도 충분히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고전입니다.


p.s 어느 회사 입사지원서에 감상문 쓰라길래 썼던 글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깼습니다.


     어디서 메가톤 에디션을 사야 나머지 확장팩도 깨고 그래야 월드 투어도 사서 할

     마음이 생길 텐데요.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듀크 상아재의 화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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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게임.2016. 9. 11. 16:20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마지막.


이전 두 게임에 비하여 구분된 시대가 다소 지나치게 짧은 감이 없지 않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번에는 주로 화약이 사용되는 시기 대항해시대와 제국주의의 태동까지를 다룬다. 식민지 시기라고 보면 타당할 것이다. 


전편처럼 역사를 따라가는 캠페인이 아닌 블랙 일가의 일대기에 역사적 인물과 사실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대하드라마 스타일의 접근을 하였다. 단편적으로 끊기는 느낌이 있던 이전 작들의 캠페인에 비해 몰입도가 꽤 상승했다고 생각하지만, 미쏠로지에서 처럼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생긴것은 좀 아쉽다. 실제 역사가 배경인 시리즈인 만큼 외전에서의 판타지적 요소는 배제하고, 순수하게 실제 역사로만 갔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픽과 사운드의 면에서는 역시나 비주얼 최고 RTS의 명성을 잃지 않는다. 지금봐도 꽤 이쁜 그래픽이며, 열심히 스크린샷을 찍어 누르느라 게임이 길어질 때도 있다. 


게임플레이 면에서는 이것저것 개선되고 발전된 점들이 많다. 미쏠로지에서 마을회관 건설을 제한함으로서 강제적인 땅따먹기와 이에따른 공방전을 유도했다면, 이번 작에서는 교역소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워크래프트 만큼은 아니나 영웅 유닛또한 비중이 매우 늘었다. 적절한 사용은 역시 적절한 승리에 영향을 적절히 끼친다. 홈카드야 말로 게임플레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종족이 같아도 자기가 짠 덱에 따라 전략요소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게임 전에 고심하여 여러 덱을 짜놓고 상대에 맞는 덱을 맞춰 들고 싸우는 카드게임 같은 느낌을 받을수 있다.


스팀과 도전과제등 완전히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점으로 이 작품도 슬슬 때가 되면 에이치디 리마스터링이니 확장팩이니 하며 생명연장의 꿈을 꿀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RTS 장르의 황혼기에 기억될 수작 RTS이다. 특히나 정통 역사 RTS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이런 류의 게임이 씨가 말랐으므로,이 작품에 갖는 애착이 더욱 클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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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게임.2016. 7. 24. 17:12


최종보스를 잡아내고....




롹 스피릿 충만하게 어레인지 된 메인테마를 

들으며 다음여정을 시작하려 했더니.....





확장팩에서 안 키워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중..... ㅇ.ㅇ



그러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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