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라라랜드
영화.2016. 12. 13. 12:53


왕가위 감독이 자기 스타일보다 좀 더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뮤지컬 영화를 만든다면 이렇지 않았을까.

현실과 동떨어진 동화속 뮤지컬이 아닌 우리 마음속에 품고 있을 아쉬움과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을 말하고 있다.

뜬금없지만, 개인적으로 '응답하라1994'의 가장 큰 명대사는 삼천포의 '산다는 것은 매순간 선택이다.' 라는 독백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저 대사가 떠오른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항상 선택하고

때로는 그 선택의 기로에서 다른것을 택하지 않았음을,

어떤 선택이 진정 자기가 원하는 것이었는지 몰랐음을,

혹은 용기가 없어 택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라라랜드는 그런 지금 여기에 서있는 우리가 지난날의 선택을 아쉬워하는 그 감정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황홀하고 아름답지만 가슴시린 비극.

때때로 추억하며 행복해지면서도, 이젠 그때로 다시 갈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

가끔 친구들과 대학시절을 추억하는데, 한 친구가 그때로 돌아갈 수 없는 상실감이 크다고 했다.

나도 영화 속 미아가 그랬던 것처럼, 극장을 나선 뒤 기억 저편으로 되돌아갔다.

조치원 영화관과 캠퍼스 사이,

그 철길 즈음에서 혼자 한참을 서있다가 이내 현실로 되돌아왔다.

꼭 보시길.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청객 - 스포일러  (0) 2017.01.31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  (0) 2017.01.01
신비한 동물사전  (0) 2016.11.26
밀정  (0) 2016.09.17
인천상륙작전  (0) 2016.09.11
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