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영화.'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영화.2017. 12. 23. 20:58


#신과함께_죄와벌 이 영화에서 아마 가장 지적받는 부분은 아마 의도된 신파일겁니다. 사실 한국영화에선 좀 빈번했고 그때문에 평가절하된 작품도 더러 있었습니다.(가장 최근 영화로는 부산행이 그런 예의 하나였죠. 물론 저는 공유의 뒤늦은 후회에 펑펑 울었습니다만)

그래도 영화의 배경이 저승이고, 이승의 삶을 돌아보며 그 죄를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신파는 딱히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과거의 일을 돌아보는 구도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신파에 더욱 설득력이 얻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미 죽은 뒤에 아무리 후회해봐야 무언가 바꿀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으니까요.

화려한 캐스팅이고 조화롭게 각자의 연기가 빛납니다. 딱히 어떤 배우의 인생작이라 할 순 없겠지만, 흥행에 성공한다면 중요한 필모그래피 중 하나는 될 거 같아요. 김향기의 경우에는 확실히 이름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cg는 매우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 냈다고 봅니다. 헐리우드와 비교했을 때 사실 큰 자본이라고 할 수 없음에도, 전체적으로 어색하지 않고 극에 잘 어울리게,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확실히 칭찬할만 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충실히 하면서도 예정된 속편에 대한 기대도 충실하구요. 이제 시리즈물 이라면 일반화된 쿠키영상에서도 깨알같은 존재감을 과시하시는 그 분이 계십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연휴철 블록버스터로 손색없습니다. 10배에 가까운 비용을 들인 '저스티스리그' 보다 cg는 괜찮구요. 자연스럽게 그 다음 작품으로의 기대를 갖게 만드는 이야기흐름은 '라스트 제다이' 보다 낫습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시성  (0) 2018.10.09
맥베스(2015)  (0) 2018.10.09
강철비  (0) 2017.12.18
제이슨 본  (0) 2017.12.10
저스티스 리그 (스포일러)  (0) 2017.12.02
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2. 18. 21:37


세계유일의 분단국가, 냉전의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곳, 한반도.

분명히 역사적인 아픔이지만, 또한 매력적인 소재가 되기도 한다. 특히 냉전시기를 벗어난 뒤에 소련이라는 '거대한 적' 이없어 한동한 표류하던 첩보물을 생각하면 더더욱.

공교롭게도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새롭게 연 '쉬리' 또한 이런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영리하게 이용한 영화였다.

사실 지금까지도 한국영화 흥행순위를 보면 적지않은 영화들이 이 분단국가의 상황을 소재로 하고 있다.

때문에 강철비는 각자 나름의 강점으로 분단국가 소재를 통해 흥행을 이끌어낸 영화들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를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

사실 예고편만 보았을때는, 송강호와 강동원의 '의형제'와 비슷한 내용의 영화 혹은 좀 더 심각한 '공조' 겠거니 하고 지레짐작했다.

쉬리, 태풍, 베를린, 용의자, 공조 등등등 수많는 한국형 첩보영화 내지는 액션 블록버스터들에서 분단국가의 특수한 상황이 액션의 배경으로만 이용되었다면,

강철비는 반대로 그 한반도를 둘러싼 배경이 영화의 주가 된다. 첩보와 액션을 통한 스릴과 서스펜스가 아닌, 한반도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는 국제정세와 특유의 외교적 긴장감에서 오는 그 서스펜스를 자신의 주 무기로 관객을 공략한다.

그리고 이 시도는 물론 매우 신선하며, 영화 자체를 더욱 세련되보이게 한다. 누군가 현실의 국가정세와는 좀 동떨어졌다고 잘 정리해서 반박하셨길래, 굉장한 고증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 여태껏 이런 정치 혹은 외교스릴러 느낌의 영화가 별로 없었기에 매우 만족스럽다.

적재적소에서 각자의 역할을 잘 연기하는 배우들은 흠잡을 곳이 없고, 역시나 액션을 주로 담당하는 정우성은 멋지다. 또 역시나 죽는 역할이었던(???) 김갑수와, 대사도 별로 없었지만 냉혈한 악역을 잘 표현한 조우진은 은근 씬스틸러였다. (혼자 응급처치하고 쫒아올때는 무슨 터미네이터인줄...)

초반 폭격 이후 모던워페어(?) 씬에서부터 시작하여, 거의 관객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간다. 전체적으로 늘어지는 부분없이 일촉즉발 전쟁위기의 긴장감을 잘 드러냈다고 본다.

사족이지만, 기존 영화에서 엑스트라로만 기능하던 특수부대들이 그래도 나름의 역할을 하는 모습으로 나와 이런 점도 칭찬할 만하다 생각된다.

스타워즈 팬으로 이런말이 뼈아프지만 에피소드8 보다 몇배는 흥미진진하더라.

그리고 배경음악이 진짜 끝내준다. 모처럼 명량 이후 한국영화중에, 진짜 영화에 잘 들어맞는 ost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엔딩음악이 완전 멋짐이라능 것이 마구 폭발한다. 내가 본 것이 첩보스릴러인지 아니면 정우성 주연의 캡틴 리퍼블릭 : 시빌워 였는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멋있다. 요즘 급식표현으로 하자면 '지린다'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베스(2015)  (0) 2018.10.09
신과함께 죄와벌  (0) 2017.12.23
제이슨 본  (0) 2017.12.10
저스티스 리그 (스포일러)  (0) 2017.12.02
스타워즈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 잡설  (0) 2017.11.12
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2. 10. 00:20


안그런 해가 어디있겠냐만은, 유달리 대작이 많이 개봉했던 작년에 돌아온 제이슨 본 시리즈.

사실 이 시리즈가 첩보물과 액션 영화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고 밖에 할 수 없는데, 옹박과 더불어 트렌드를 실전적이고 현실감 넘치는 스타일로 바꾼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일상 소품을 활용한 액션, 눈에 띄지 않는 복장으로 인파속에 숨기, 휙툭탁푹 하는 간결명료 효율적으로 보이는 액션 동작, 그리고 일상의 골목골목을 누비는 추격전까지.

이후에 모든 영화에서 이 시리즈가 보여준 다큐멘터리적 현실감을 흉내내려, 열심히 카메라를 흔들어댄다.

명불허전 이라고, 역시나 트렌드를 만들어낸 장본인들 답게 잘한다. 어설프게 따라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교과서' 적으로 마치 '이건 이렇게 하는거다' 하고 알려주는 것 같다.

생각외로 꽤 즐겁게 본 영화였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의 태생적 한계가 가장 많이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삼부작으로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 제이슨 본의 이야기인데, 아예 말이 안되는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사족인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는 않는다.

제이슨 본이라는 타이틀이 아니었다면, 차라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 같다.

전형적인 흑막꼰대의 역할을 무게감있게 연기하는 토미 리 존스와 젊고 야심만만하며 표독스럽게 느껴지는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잘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에 잠시 '생각해보지' 라며 여운을 남기고, 괜시리 속편 만드려고 이 형 호구만드는 하책 중의 하책을 쓰나 했는데, 여지없이 쿨하고 간지나게 끝난다.

무슨말인지 궁금하다면 영화보면 안다.

그런데 정말 이제는 끝난거겠지? 조용히 잘 숨어 지내고 있을 제이슨 본을 또 끌어올만한 아이디어가 나는 떠오르지 않는데, 또 모른다.

전체 시리즈 중 흥행도 2위 정도고, 이러다 영원히 고통받는 제이슨이 될 거 같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과함께 죄와벌  (0) 2017.12.23
강철비  (0) 2017.12.18
저스티스 리그 (스포일러)  (0) 2017.12.02
스타워즈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 잡설  (0) 2017.11.12
잃어버린 도시 Z  (0) 2017.10.22
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2. 2. 12:43

보헤미안 랩소디를 떠올리게 하는 포스터. 잠깐 '모여서 셀카 찍을때 우리 모습' 이라고 화제가 되었던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선 뭐라도 더 이슈를 만들어서 관객을 끌어와야 하지 않나 싶다.

히어로 프랜차이즈계의 넘버3. 욕하면서도 결국 보게되는 아침드라마형 유니버스의 첫번째 총집합 영화. 저스티스 리그.

뭐랄까 딱 무난하게 재밌다. 그동안 잭 스나이더 표 디시 필름스 유니버스 영화의 특징이었던 엄격, 근엄, 진지함이 많이 빠지고 유머가 엄청 들어가서 사실 같은 시리즈인가 싶을 정도 분위기가 다르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안타까운 개인사로 후반에 들어온 어벤져스의 조스 웨던 감독의 영향이 묻어난 듯하다.

영화의 강점이라면 짧은 시간안에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비교적 잘 설명한다는 것. 아쿠아맨은 조금 아쉬운 감이 있지만 플래시와 사이보그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느끼기에 충분하게 연출한 것 같다.

초반부가 매우 좋다. 폰카메라로 슈퍼맨을 인터뷰하는 듯한 모습인데, 아이들의 질문에 행복한 미소를 짓는 슈퍼맨의 모습을 보며 생각보다 영화가 좋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만든다. 더불어 여태까지의 슈퍼맨 모습 중 가장 여유있는 모습이라, 단 2화만에 죽은 슈퍼맨이지만 관객들이 그를 그리워하게 만드는데는 충분한 효과를 준것같다.

하지만 딱 워크래프트에서 듀로탄의 진지한 고뇌가 담긴 독백을 들을때의 딱 그 느낌정도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남발되고 그마저도 다듬어지지 않은 컴퓨터 그래픽. 이 때문에 모든게 허술해 보인다.

무언가 CG가 굉장히 어설프다. 돈을 시리즈에서 제일 많이 투자했음에도 가장 엉성한데, 솔직히 말해서 국산 양산형 모바일 Rpg 게임 시네마틱 수준이다.

좋지도 않은 CG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이질감이 심하고, 때문에 영화 자체도 좀 엉성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앞선 잭 스나이더의 두 영화에 비해 영상미에서 특별히 봐줄만한 것이 없다.

액션에서도 특별함이 없다. 맨 오브 스틸의 드래곤볼식 난투라던지, 화려하고 박력넘치는 격투를 보여준 배대슈의 배트맨에 비해 특별히 기억나는 액션 장면이 없다. 오히려 예고에도 나왔던 원더우먼의 액션장면이 제일 멋지다.

사람과 CG를 적절히 사용하여 300이라는 걸출한 액션 영화를 만든 감독인가 싶을 정도로 아쉬운 점이다.

스토리도 아쉽다. 슈퍼맨을 이렇게 쉽게 다시 데려올 거라면 이전작에서 왜 그 난리를 피웠는지...덕분에 배트맨만 생각없는 놈이 되었다. 외계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힘으로 지키자고 저스티스 리그 만들자고 한거 아니었나?

예고편에서 '수호자도 크립톤인도 랜턴도 없으니 이 세상은 멸망할거다' 했던 스테판 울프의 대사를 보고 비장한 각오로 분투를 벌이는 것을 상상했던 나의 기대와는 영 딴판이었다.

좀 더 처절하게 싸우고, 자신의 철칙을 지켰어야 한다. 적어도 관객이 '이제는 슈퍼맨 불러와라 제발' 할때까지는 슈퍼맨 없이 싸웠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싶다.

분명 원더우먼도 슈퍼맨만큼 센 히어로로 묘사되었던 것 같은데, 작품마다 오락가락 하는 능력도 문제이다.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수 없다' 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해진다고 할까.

그동안 계속 문제로 지적되어오던, 임원진의 지나친 간섭이 가장 중요한 영화에서 터지는 것 같다.

단점들이 많지만, 적어도 수스쿼보다는 훨씬 재밌고 생각없이 즐기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가능성을 지니고,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있다. 지금 이 영화가 실패하더라도 워너가 조금 더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괜히 책임회피 한답시고 리부트한다 어쩐다 하지 말고. 정작 리부트 해야할 건 따로 있는데 말이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철비  (0) 2017.12.18
제이슨 본  (0) 2017.12.10
스타워즈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 잡설  (0) 2017.11.12
잃어버린 도시 Z  (0) 2017.10.22
남한산성(영화)   (0) 2017.10.22
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1. 12. 00:20

https://youtu.be/Q0CbN8sfihY

#스타워즈 #스타워즈에피소드8 #라스트제다이 개인적 추측 - 레이는 황제 클론인데 본인은 자각 못하다가 기억하는 거고, 카일로는 사실 다크사이드에 빠진 적이 없는데 뽀ㅡ스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다크나이트 역할을 하고 있능게 아닐까.

7편에서도 조부(다스 베이더)께서 끝내지 못한 일을 이루겠다고 했었늗데, 그 대사가 좀 뜬금없었으니까 왠지 이렇게 생각해야 납득이 된다.

나쁜놈들 신임을 얻기 위해 자기 부모마저 죽이는 신세계 프로젝트를 벌인거고

루크는 제자이자 조카를 골드문 간 이자성마냥 만들었으니, 스스로 자괴와 환멸에 빠져서 은둔 하는 것이다.

스노크는 모르겠다. 요새 영화들이 하도 꽁꽁 감추다 개봉하면 뒤통수 팍 치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다스 플레이거스 나 아니면 살아돌아온 황제?

그래서 자기가 사실 나쁜놈 클론 정도 인 걸 안 레이가 레플리컨트 마냥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때,

스타워즈의 스네이프인 카일로가 와서 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거지.

P.S 그런데 최후의 제다이로 번역할 순 없었는지.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이슨 본  (0) 2017.12.10
저스티스 리그 (스포일러)  (0) 2017.12.02
잃어버린 도시 Z  (0) 2017.10.22
남한산성(영화)   (0) 2017.10.22
무사  (0) 2017.04.24
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0. 22. 22:16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씀드리자면, 잃어버린 '좀비'의 도시는 아닙니다. '인디아나존스' 나 '미이라' 같은 어드벤쳐 액션 활극도 아닙니다. (저희 어머니가 오랜만에 크라씩 모험액숀영화 나온줄 알고 기대하셨다가 크게 당하셨습니다.)

오히려 '미션' 이나 '아웃오브아프리카' 등을 떠올리게 하는 엄격, 근엄, 진지한 고전영화적 작법을 지닌 전기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왕 고전스러운김에 더 장중하게, 좀 더 느리고 긴 호흡으로 3시간 정도 뽑아줬다면, 제 취향에는 너무나 좋았겠습니다만, 아쉽게도 그렇진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아마존의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탐험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평생 모험과 탐험, 미지의 발견을 갈구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니까요. 또한 당시 'The Great War' 라고 불렸던 1차대전의 전쟁에 대한 공포와 회의감, 그리고 대량살상을 가능케 한 기계문명의 야만에 몸서리친 당시대인의 충격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1차대전 참전자였기 때문에 주인공인 퍼시가 더더욱 소위 문명국인 열강들에 환멸을 느끼고 아마존을 이상향이라로 생각지 않았을까요?

눈에 익은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퍼시픽 림'의 찰리 허냄 부터 '지아이조'에서 보았던 시에나 밀러  , '트와일라잇'의 로버트 패틴슨과 '스파이더맨 홈 커밍'의 톰 홀랜드까지 그리고 은하제국 황제께서도 나오십니다. 영화팬들이라면 익숙한 얼굴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신비로운 아마존의 모습과 끝까지 자신의 탐험을 완성시키려는 한 사람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작품이었구요. 먼 후세에 끝끝내 인정받는 사례들을 보면, '오늘만 사는' 제 생각이 참 짧다고 느낄때가 많아요.

우리의 z는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 걸까요?

이번 명절, 곰곰히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p.s 추석명절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인데 컴퓨터로 업로드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는 영영 안할 것 같아 모바일로 합니다. 기기를 가리기보다는 꾸준히 써야겠어요.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스티스 리그 (스포일러)  (0) 2017.12.02
스타워즈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 잡설  (0) 2017.11.12
남한산성(영화)   (0) 2017.10.22
무사  (0) 2017.04.24
알렉산더  (0) 2017.03.28
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0. 22. 22:02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굳이 원작 소설이 아니더라도 치욕적인 역사의 한 장면으로 한국인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을 내용. 사극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요즘의 드라마나 영화와는 완전 반대로 가는 작법을 택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공을 들인 티가 나는 고증과 디테일. 단지 구색만 맞추려는 것이 아닌 그 시대 한복판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마치 연극처럼 여러장으로 영화가 나뉜 것 또한 특이한 부분.
덕분에 영화화한 연극을 보는 기분이 많이 든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도 서두르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점 또한 매우 칭찬할 만하다.

매우 고전적이고 또한 한국 사극을 논할때 고전으로 불릴 자격이 충분한 영화다.

영화는 사는 길을 말하는 최명길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듯 하면서도, 김상헌의 입장 또한 충분히 이해가 되게끔 공정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 때문인지 오지않는 근왕병을 밤새 기다리는 김상헌의 모습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최명길에게 너도 나도 다 없어져야 새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던 장면에서는, 그렇게 척화를 외치던 이유가 되려 무능한 지배층에 대한 자조와 환멸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영화 초반 대사가 튀거나 어색한 연기가 있어 살짝 아쉬웠다. 그런 면 없이 일관됨을 유지하던 이병헌의 연기가 돋보였다.

트렌드에 전혀 맞추지 않은, '사는 법' 대신 '죽는 법'을 택한 그 용기와 뚝심이 만들어낸 멋진 작품에 박수를 보낸다.

p.s 고수는 산발에 거지꼴을 해도 잘생겼더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워즈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 잡설  (0) 2017.11.12
잃어버린 도시 Z  (0) 2017.10.22
무사  (0) 2017.04.24
알렉산더  (0) 2017.03.28
트로이  (0) 2017.03.19
Posted by 건호스








































'마치 채찍 든 이집트인 같이 명령하시는 군.'


'우리는 더이상 노예가 아니오.'


'아니요.'


'당신은 아직 자유민이 아닙니다.'




'가나안에 가겠다는 선조들의 꿈을 잊었잖아요.'





Posted by 건호스
영화./그영화 그대사2017. 4. 24. 23:54





































일어나고


또 일어나라.


양이


사자가 될 때까지.






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4. 24. 23:04



무려 멀티플렉스가 없던 시절. 어릴 적 영화의 흥행을 가늠하는 내 나름대로의 척도는 영화 포스터에 붙은 연장여부였다. 연장없이 한차례 상영만으로 끝나고 곧바로 다른 영화로 교체된 작품은,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고 생각보다 한 두 차례 연장을 하는 작품은 그럭저럭 성공한 작품. 그리고 정말 긴 시간동안 내려오지 않는 작품은 어마어마한 흥행을 하는 작품으로 생각되었다. (애니메이션 이집트왕자가 정말 길게길게 상영했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부모님과 보러 간 극장에서, 심지어 자리가 없는데도 계단에 쪼그려 앉아서 보기도 했다.)

 

그런 영화들 중, 연장을 어느정도 하나 싶던 영화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흥행에 실패했다. 나중에 중학생이 되어서야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그 영화를 만날 수 있었는데, 지금 DVD까지 따로 소장하고 있는 김성수 감독의 시대극, ‘무사가 바로 그 영화 되시겠다.

 

무사의 배경은 원명교체기로, 주인공 일행은 명나라에 파견간 사신이지만, 첩자로 오인 받고 졸지에 귀양을 가게 된다. 꼼짝 없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생하다 죽게 생겼지만, 귀양지로 가던 도중 원나라 기병의 습격을 받고, 명나라 군사들은 죽임을 당한다. 다행히도 고려인들의 생명은 고려인들에게 맡긴다며, 원나라 군대는 그들은 사막에 버려 두고 간다. 이제 그들의 목표는 무사히 고향, 고려로 돌아가는 것.

 

물론 이 영화는 서역에서 중국을 거쳐 고려까지, 동아시아 관광투어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므로, 일행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이렇게 순탄하게 귀향하지는 못한다.

 

주인공이 억울하게 생고생을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보다 먼저 나왔던 글래디에이터가 그리고 각자 개성을 가진 개개인이 무리를 이루어 목적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에서 이 뒤에 나온 반지원정대가 연상되는 부분이 많다. 현실감이 잘 느껴지는 처절함과 한 명의 주인공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이 아닌, ‘주인공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두 영화가 적절히 섞여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바로 치밀하게 잘 짜여진 액션이다. 무술영화도 무협영화도 아닌, 시대극으로서 묵직하고 처절한 느낌의 액션을 보여준다. 정우성이 연기한 여솔 정도를 빼면, 딱히 압도적인 무용을 자랑하는 캐릭터는 없다. 전투에 들어서면 주인공들도 다들 처절하게 싸우고, 아슬아슬하게 이긴다.

 

팔다리가 잘려 나가고 피가 터지는 등, 제대로 묘사된 특수효과가 그 묵직함과 액션의 진지함, 현실성을 잘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초반부 부사의 시체에 침을 뱉던 색목인의 목이 여솔의 창에 단번에 날아가는 명장면, 화살이 살에 그대로 픽픽 박히는 묘사 등 지금 봐도 수준급이다.  

 

당시에도 화려한 캐스팅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더 화려하다. 전면에 내세운 정우성, 장쯔이, 주진모, 안성기부터 박용우, 유해진, 정석용, 박정학 그리고 무술영화 팬에게 인지도 있는 우영광까지. 이름은 정확히 몰라도 자주 본 듯한 배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영화이며, 특별히 누구를 흠잡을 수 없이 잘 어우러진 연기들도 좋다.

 

이 영화의 인상깊은 역할로 가남 역의 박정학이 많이 언급된다. 우직한 부관으로서, 말수도 적지만 남자다운 캐릭터로서, 예전에 읽었던 신문기사의 리뷰에서는 무려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작중 들고 다니는 칼도 무식하게 큰 것이 가남이라는 캐릭터의 성격과 잘 어울려 더더욱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이 영화 이후로, 사극에서 진중한 호위무사나 부관역할로 은근히 많이 등장 하셨던 것 같다. 드라마 해신의 능창, 태왕사신기의 고우충 같은 역할. 나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은근한 팬이 되어, 해당 배우 분께서 비중 있는 역할로 많이 등장하기를 고대했었다.

 

스포일러지만, 마지막에 안성기와 장쯔이를 뺀 나머지 등장인물들이 모두 혈전 끝에 죽는다. 결국 공주를 구출해 환대를 받으며 고려로 돌아가겠다는 꿈도, 뛰어난 무장을 얻어 칭기스칸의 영광을 다시 찾아보겠다는 꿈도 모두 이뤄지지 못한 채 말이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더욱 안쓰러운 것은, 이미 그들의 희망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도 어느정도 자각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실패했다고 인생을 게임처럼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 억울하지만 삶을 포기할 게 아니라면, 끝까지 계속 살아가야 하지 않는가. 때문에 하나씩, 등장인물들이 죽어 갈 때 더욱 마음이 아팠다.

 

기가 막히고, 말도 안되는 악조건이 계속 나타나도, 버티고 헤쳐 나가며 희망을 잃지 않는, 고달픈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은 결국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 과도한 애정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몇 번을 봤지만 특별히 이 영화의 부족한 점을 찾지 못하겠다. 잘 만들어진 시대극이고, 한국 영화사에 기억될 액션장면들을 가진 영화이며, 비운의 명작이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잃어버린 도시 Z  (0) 2017.10.22
남한산성(영화)   (0) 2017.10.22
알렉산더  (0) 2017.03.28
트로이  (0) 2017.03.19
신들의전쟁(Immortals)  (0) 2017.03.15
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