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제이슨 본
영화.2017. 12. 10. 00:20


안그런 해가 어디있겠냐만은, 유달리 대작이 많이 개봉했던 작년에 돌아온 제이슨 본 시리즈.

사실 이 시리즈가 첩보물과 액션 영화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고 밖에 할 수 없는데, 옹박과 더불어 트렌드를 실전적이고 현실감 넘치는 스타일로 바꾼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일상 소품을 활용한 액션, 눈에 띄지 않는 복장으로 인파속에 숨기, 휙툭탁푹 하는 간결명료 효율적으로 보이는 액션 동작, 그리고 일상의 골목골목을 누비는 추격전까지.

이후에 모든 영화에서 이 시리즈가 보여준 다큐멘터리적 현실감을 흉내내려, 열심히 카메라를 흔들어댄다.

명불허전 이라고, 역시나 트렌드를 만들어낸 장본인들 답게 잘한다. 어설프게 따라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교과서' 적으로 마치 '이건 이렇게 하는거다' 하고 알려주는 것 같다.

생각외로 꽤 즐겁게 본 영화였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의 태생적 한계가 가장 많이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삼부작으로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 제이슨 본의 이야기인데, 아예 말이 안되는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사족인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는 않는다.

제이슨 본이라는 타이틀이 아니었다면, 차라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 같다.

전형적인 흑막꼰대의 역할을 무게감있게 연기하는 토미 리 존스와 젊고 야심만만하며 표독스럽게 느껴지는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잘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에 잠시 '생각해보지' 라며 여운을 남기고, 괜시리 속편 만드려고 이 형 호구만드는 하책 중의 하책을 쓰나 했는데, 여지없이 쿨하고 간지나게 끝난다.

무슨말인지 궁금하다면 영화보면 안다.

그런데 정말 이제는 끝난거겠지? 조용히 잘 숨어 지내고 있을 제이슨 본을 또 끌어올만한 아이디어가 나는 떠오르지 않는데, 또 모른다.

전체 시리즈 중 흥행도 2위 정도고, 이러다 영원히 고통받는 제이슨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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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