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영화.' 카테고리의 글 목록 (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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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09.17 밀정
  3. 2016.09.11 인천상륙작전
  4. 2016.07.17 살아 있느냐가 아닌,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 1
  5. 2016.05.29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영화.2016. 11. 26. 21:14


올해의 다크호스.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화려한 귀환.

이러다가 '퀴디치의 역사' 시리즈도 등장하여 해리포터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즐거운 망상(?)마저 든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흥미가 떨어진게 소설 6권, 영화 5편 부터였는데, 마저 끝까지 다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영화.

1차대전 이후 대공황기의 미국을 바탕으로 여러 이야기들을 잘 엮어냈는데,

머글(노마지)과 스큅으로 대변되는 인종차별적인 설정, 아동학대, 가정폭력, 노동문제, 동물학대 등

당시의 다양한 상황들이 영화의 상상력과 버무려저서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문득문득 언급을 주며 해리포터의 프리퀄로서의 역활도 충분히 해낸다.

의외로 꽤나 로맨틱하다. 특히 마지막 재회(?) 장면은 애틋하고 뭉클하게 느껴졌달까.

캐스팅도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거 같다. 주연인 에디 레드메인은 말할 것도 없고, 여러 이름 있는 배우들이 연기한 조연, 특히 악역들이 인상깊다.

저스티스 리그에서 플래시를 연기할 에즈라 밀러가 불쌍하면서 섬짓한 역할로 나오는데 꼭 나중에 흑막으로 나오기를 빈다. 상처받은 악역을 너무나 잘 연기한 것 같다.

'아니요. 통제하고 싶지 않은 걸요.'
라고 말하면서 웃을때 소오름. 

냉혹한 비즈니스 꼰대(?) 역할을 잘 소화해낸 콜린 패럴의 연기도 좋다.

그리고 깜짝 등장한, 함부로 이름을 말해선 스포일러가 될 그 분. 그 분의 또 하나의 인생 시리즈가 될 기분이 든다.

이럴거면 5편이 아니라 10편을 내어준대도 싫증 날리가 없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어서 속편 좀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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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영화.2016. 9. 17. 20:08

#밀정 #김지운 #공유 #송강호 #이병헌 #엄태구

작년 영화 '암살'이 천만관객을 넘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독립물(?)의 포문을 열고 '덕혜옹주' 와 함께 올해 그 바톤을 이어받은 영화.

암살과 비슷한 배경과 소재 덕인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고 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밀정을 휠씬 재미지게 보았다. 굳이 분류하자면 '암살'은 호쾌한 액션 블록버스터로, '밀정'은 티비속 명화극장에서 흘러나오는 고전 첩보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혼란한 왜정시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주는 스릴과 이에 따른 몰입감이 상당한 영화다. 정보원들이 모호한 정체성에 고민한다는 점에서 왠지 본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용하고 이용당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김지운 감독은 이번에도 절정의 영상미를 선사한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배경은 오히려 우리에겐 지독하게 힘든 시기였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음악 선곡 또한 탁월하다. 적재적소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볼레로가 특히 인상깊었다. 의열단원들의 그토록 기다리던,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고 벌이는 축제같은 느낌이랄까.

의열단과 일본 양쪽을 두고 고민하는 정출의 모습에서는 '카게무샤' 도 많이 생각났다. 일본 전국시대, 다케다 신겐의 그림자 무사를 하던 좀도둑이 결국에는 신겐에게 동화되고, 다케다가와 함께 그 운명을 같이하는 내용이다.

극 중 정채산의 말대로 '마음의 빚' 때문에 점차 생각한적도 없는 의열단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동화되어가는 정출의 모습과 비슷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송강호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공유 또한 '부산행'과 함께 이 작품으로 올해 최고의 흥행배우가 될 듯 싶다. 아마 영화를 본 모두가 동의하겠지만, 정채산 역의 이병헌이 관객의 예상보다 훨씬 더한 씬스틸러였다. 배역에 120% 들어맞는 그 무게감은 대체불가능이란 단어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했다. 진짜 악랄하고 냉철해 보이는 하시모토 역의 엄태구도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주목받을 듯.

독립물에서 관객몰이를 위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애국심에 기댄 진부한 신파장면은 없다. 정출의 행보를 따라가며 영화에 몰입하다보면 마지막엔 헬조선이니 하는 생각 따위는 이미 지워져있다.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다 그 끝에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
 
이 세련되고 우아한 영화는 자연스럽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 만드는데, 이러한 점은 일단 울리고 보려는 다른 영화들이 꼭 배워야할 점이라 생각된다.

원래 올해의 영화로 곡성을 점치고 있었지만 그 옆에 한자릴 더 놔야할것 같다. 독립물, 첩보물로써 두고두고 곱씹을 고전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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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영화.2016. 9. 11. 12:02


제목부터가 부제를 달 필요도 없이 깔끔하다.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올 여름 말도많고 탈도많고 예고편에서 망작의 기운을 뿜어내던 그 화제작.

인천상륙작전을 봤다.

작년 영화'연평해전'때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를 주제로 양측 진영(??)의 첨예한 대립과 혈투가 다시금 시작되었다.

시시한 예고편에 애초에 기대를 버리고 봤더니 사실 꽤 재밌었다. 이 영화를 닦이급의 망작반열에 올려놓는 것은 좀 부당한 처사라 생각된다.

진지하게 이야기해서, 와우저가 아니었음 그저 그렇게 잊혀졌을 전쟁닦이(워크래프트)보다 훨씬 낫다. 적어도 이 영화는 난도질 당한 편집없이 기승전결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CG등 특수효과가 최고는 아닐지언정 균일한 수준으로 다듬어져는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신파요소들을 빼면 생각보다 군더더기도 덜하다. 애초에 영화의 지향점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나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진지한 전쟁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엽문' 이나 감독의 전작인 '포화속으로' 와 비슷한 부류라 하겠다.

그냥 한국판 영화 '진주만'이다.

가장 인상깊은 배역은 이범수가 연기한 림계진이었다. 입체적인 면모고 뭐고 없는 진짜 순도 120% 나쁜놈이다. 아니 그렇게 나쁜놈이고 순수하게 나쁜일에 노력하는데, 상부에서 지원도 못받지 맨날 실패하지.. 보는 내가 주인공보다 더 연민을 느끼게 했다.

굳이 점수로 평가하자면 6점 더 세분하자면 6.5점 정도 줄수 있겠다. 재미는 있다. 많은 기대를 하지말자. 그저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로 장르를 정의하면 의외로 괜찮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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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영화.2016. 7. 17. 12:11
#부산행


'언니야. 고생많았다.'


아직 개봉 전(?)이라 혹여나 큰 스포일러가 될까 글 쓰기를 망설였으나, 이미 사실상의 개봉이나 다름없는 상태이므로 그냥 신경쓰지 않기로 하였다.
그래도 정식개봉일을 기다리신다면 영화 감상 후에 이 글을 읽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사실 칸에서의 기립박수라던지 예고편만 봤을때 영화 부산행은 그리 큰 기대를 주진 못했다. 그 뱉대슾도 내부시사에서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하지 않았는가.

은근히 똥망작이기를 바라던 나의 묘한 기대감과는 전혀 달리, 유료시사라는 뻔한 밀어주기로 인한 반감과는 달리, 영화 자체는 꽤 괜찮은 물건이다.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가 나올때부터 가지고 있던 사회비판적 메세지 또한 놓치지 않으며 장르 특유의 스릴감도 잘 살렸다. 물론 눈물빼게 만드는 한국적 요소도 잘 녹아들어가 있다. 그야말로 '한국형 좀비 블록버스터' 라는 말이 아쉽지 않은, 아마 요 근래에 국내외를 통틀어도 잘빠진 좀비 영화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주인공인 공유는 지금 길가는 취준생을 붙잡고 어느분야를 준비중이냐 물어보면 대부분이 대답할, '그뮹' 분야의 매우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이다. 역시나 이런 주인공의 클리셰로 가족과는 소원하다. 아내와는 별거중이며 딸과도 썩 좋지못한관계.

작중 마동석에게 '개미핥기'로 표현되지만 딸마저도 부정하지 않을만큼 성공에 충실하게 살아온 한국인이다.
그리고 그런 공유와 매우 닮아있는 악역으로 저 운송회사의 상무라는 전형적인 한국형 중년 아재가 나온다. 역시나 사회적 성공만을 최대 목표로 살아온 캐릭터의 전형성을 보여주며 오로지 자기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한다.
극 초반의 공유의 모습도 저 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뛰어오는 임산부앞에서 문을 닫아걸고,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딸에게 '이럴때는 자기부터 챙겨야 하는거야' 라며 딸을 혼낸다.

그래도 차이점이라면 아재와 달리 공유는 지켜야할 딸이 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그는 냉정한 모습에서 점차 사람들과 협력하고 서로 도와가며 결국 자기가 잊고 살았던 것을 뒤늦게나마 깨닫는다.

아재는 열차 내의 여론을 주도하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정보 또한 더 빨리 입수하기는 하지만, 작중내내 철저히 혼자이다. 그와 인간적 유대관계를 맺는 캐릭터는 없다. 아재에게는 자기가 살기위해 좀비떼에 던지거나 밀치는 도구로서 밖에는 인식되지 않는 듯 한다.

해서 마지막 동대구역에서의 탈출 후 공유와의 일대일 결투는 악역이지만 애처로움과 연민을 느끼게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중 감염자들은 완전히 이성을 잃기 전에 과거에 두렵거나 잘못했던 일들을 (명확하진 않지만) 과거를 회상하는 모양이다. 초반에 갑자기 열차에 뛰어든 감염자가 (전혀 몰랐는데 심은경이었다고) 연신 '잘못했습니다'를 내뱉으며 자기 다리를 묶는 것과 아재가 감염 후 공유에게 '아저씨 저 집에좀 데려다 주세요. 우리 엄마가 기다려요.' 라고 울먹이며 어린이처럼 이야기하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아마 아재가 부산시로 추정되는 집주소를 읊는 것으로 보아 정말 노모를 찾아 집에가는 길이었을 수도 있겠다. 그 삭막한 아재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인간성이 아니었을까.

뭐랄까. 그런 악역들의 마지막이 대게 그렇지만서도 내심 안타까웠다. 평생을 성공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그 성공을 이루고,  그 아재 또한 그 사상에 맞추어 모든것을 버리며 열심히 살아왔을 것이다. 어찌보면 그 상황에서도 단지 자기가 여태 살아온대로 했던 것일 뿐.

결국엔 극장을 나서면 마주하게 될 우리의 모습이 저 아재가 아닌가 싶어 씁쓸하고 대놓고 미워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재의 '집에 데려다달라'는 대사가 자꾸 머리를 맴돈다. 그 또한 한때는 동심 가득한 어린이였고, 누구보다 즐거운 청춘이었을 것이다.
공유는 감염된 아재를 저지하다 결국 같이 감염되고, 정유미에게 딸을 부탁한뒤 완전히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서둘러 멀어진다. 그래도 딸을 지키며 점차 변하는 모습을 보인 그가 마지막으로 보는것은 처음 딸을 안았을때의 행복한 순간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이 '헬조선'에 사는 모두가 그렇지 않나. 여가시간에는 무언가 자기발전을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 올바른 듯하고, 항상 절제하고 저축하며 내일을 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많이 울었다. 모르겠다. 다른 관객보다도 많이 울었던거 같은데, 결국 작중인물들의 모습이 이 사회를 살고있는 수많은 우리의 모습이였기 때문일거다.

마지막에 가서야 진짜 행복이 뭔지 알게된 공유의 웃음에 마음이 많이 아팠던 것 같다. 그렇게 잘나게 살았는데 결국 죽을때가 되서야 놓친것들을 되돌아 보는구나.
우리도 종종, 아니 많이 그렇지 않나. 취업하기 전에는 안된다고 말하다가도, 막상 일하는 사람들은 학교때가 사무치게 그립다고 말한다. 죽을만큼 놀아야 한다고.
오로지 목표만을 위해, 성공만을 위해 뛰어가는 삶이라면 우리가 좀비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살기 위해서 남을 밀치고 혼자 살아남는다면 난 과연 인간이라고, 살기위해 어쩔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나.
그래서 열차를 향해 뛰어드는 좀비의 모습들, 특히나 매달린 좀비에 다른 좀비가 매달리고 또 다른 좀비가 매달리고 그 위를 다른 좀비가 밟고 올라가고 하는 모습에서 하나가 살거나 아니면 다같이 망하는 과잉경쟁에 시달리는 우리의 모습이 보였다.

서류부터 떨어지는 취업난에 욕을 한바가지로 하다가도 티비를 틀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며 가차없이 탈락을 정하고 냉정히 판단한다. 나와 좀비가 다른 게 무엇인가 싶어 섬짓했다.

영화로만 보았을 때, 특히나 전화 중 감염되어가던 공유 어머니의 상태로 보아 '28일 후'의 분노바이러스 비슷한 설정으로 여겨진다. 작중 그나마 이성을 유지하며 감염되어가는 사람(?)은 세명 정도이다. 마동석과 착한 할머니 그리고 공유. 아마 이 세명의 행동으로 보아 미리 감염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면 어느정도는 통제가 가능한 듯 싶다. 마동석은 감염되어 가면서도 끝까지 좀비들을 막았고, 할머니는 감염 후에도 다른 감염자보다 매우 얌전한 모습을 보인다. 공유는 심지어 행복한 때를 떠올리며 웃으며 자기 의지로 기차에서 뛰어내린다.

여담으로, 동생할매의 테러(?)에 대해선 나는 그냥 충분히 이해가 갔다. 어찌어찌 좀비를 밀며 15호칸 까지 오지만, 15칸 사람들이 감염됐을지 모른다며, 앞칸 생존자들을 막는다. 이와중에 마동석이 먼저 희생되고, 할머니도 동생할매를 보며 웃으며 죽게 된다. '결국 그렇게 갈거면서, 등신같이 지생각 못하고 퍼주기만 한거냐.' '언니야, 고생 많았다.' 이 말을 뒤로 문을 확 열어버린다. 평생 착하게 살았음에도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감염되고 나서도 화 한번 못내는 언니를 대신해서 세상에 복수했다고 생각했다.

두서없었지만 이쯤에서 글을 마친다. 무조건적인 정부비판도 아니고 기차 내부에서의 이기심에 의한 분열도 보여줬고, 대전역에서 감염된 모습과 달리 부산에서의 늠름한 군대의 모습이라던지 비교적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시선을 유지한 점도 좋았다.

P.S 가출소녀가 '살려주세요'가 아닌 '잘못했습니다'를 말하게 한 것이 오히려 초반 공포감을 더 크게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정말 궁지에 몰린 사람이 공포에 질려 신을 찾는 느낌. 현대의학으로 감당할 수 없는 종교적 징벌같은 느낌이었다.

P.S 2 제 인스타에도 올라와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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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영화.2016. 5. 29. 16:09

엑스맨 : 

퍼스트클래스


3편으로 모든 이야기를 끝내고, 울버린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명맥을 유지하나 싶던 엑스맨 시리즈가
이제 아예 프리퀼로 돌아왔다. 그것도 3부작 예정으로!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 그들의 왕년(?)으로 돌아가보자.]
영화의 배경은 아직 소련과 미국이 2강 체제를 유지하며, 세계를 자유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양분했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여러 소개글이나 리뷰글에서 다들 이구동성으로 
'007시리즈 스타일의...' 하는 터라 어떤 식으로 연출했기에 그런 말들을 하나 궁금했는데,
간지나는 옷을 빼입고 세계 각지의 경치 좋은 곳을 골라다니며(?) 복수를 하러 다니는 초반부 에릭의 모습이나,
그 뒤 CIA의 지원을 받아 첩보활동을 하는 돌연변이들의 모습을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
대체 역사물의 분위기도 풍긴다. 
3차 대전 발발 직전까지 갔다고 회자되는 쿠바 미사일 사태를 배경으로, 그 뒤에서 세계멸망을 막기 위해
엑스맨이 은밀히 활동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냉전을 배경으로 했다고 해서 너무 진지하게만 흐를 것 같다 생각할 수도 있으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파고드는 의외의 유머들이 많다. 감독의 전작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면 될 듯.
냉전, SF, 대체역사, 유머 이 키워드만 놓고 보자면 웨스트우드(지금은 사라졌지만...)의 명작 게임 시리즈.
'레드얼럿'이 생각난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두 작품들의 분위기가 대체로 비슷한 편이다. 
극 중에서, 엠마가 염력으로 대신(?) 러시아 장군과 놀아주는 모습에서, '레드얼럿2' 소련군 시나리오 중 
나오는 영상에서 실수로 미녀와 희희낙락거리는 러시아 장군의 모습이 유출되는 장면이 떠올라 많이 웃었다.
돌연변이들의 한창 때 모습이다보니, 가끔은 하이틴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때도 있다.
[이런 장면만 따로 놓고 보면 그냥 청춘영화.] 
미스틱이 그 중심에 있다. 
어릴 적 부터 소꿉친구(?) 찰스와는 우정과 애정사이의 그 미묘한 관계에서 갈팡질팡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찰스는 미스틱의 푸르딩딩한 피부 때문에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CIA에 들어가서 천재이나 발에 손이 달린 행크를 만나며 서로 상처를 치유하며 잘 되는가보다 싶지만,
행크 또한 미스틱의 푸르딩딩한(...)피부를 보자 거부감을 나타낸다.
같은 돌연변이들에게도 상처받고 결국 미스틱이 택한 사람은
돌연변이로서 너 자신을 인정하고 그 모습이 컴플렉스가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니 그것을 숨기지 말고 당당히 보이라고 말하는 에릭이다.
[위쪽과 아래쪽. 어느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일까?] 
어떻게 보면 그냥 4각관계 연애사 이나, 다르게 보면 영화의 핵심 주제라고 할 수도 있다. 
영화 속 돌연변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외형적 모습때문에 
이익을 얻는 쪽 보다는, 상처를 받고 살아 온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작을 본 관객들이 매그니토에게 큰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엄친아, 엄친딸, 우월한, 여신미모, 종결자, 완전체 등의 말들이 난무하는 완벽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개인인 우리들 또한, 돌연변이들과 다르지 않은 내면의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서 더욱 매그니토의 사상(?) -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당당해져라! - 
에 동조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왜 돌연변이들이 엑스맨과 브라더후드로 갈라서는지에 대한 이유도 된다.
찰스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독심술이라는 
삶에서 플러스 알파가 된다고 할만한 돌연변이 능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에릭의 삶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유태인으로 태어나 가족이 나치에게 학살당하고,
평생을 자신의 능력 때문에 고통받고 살아오며 복수만을 꿈꾸는 기구한 운명이다.
그래서인지 찰스는 인간과의 공존을 주장하고, 에릭은 인간은 적이고 진화에서 도태된 종이며, 
따라서 더 우월한 돌연변이가 세상을 차지해야 한다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찰스의 생각은 좀 두루뭉술하다. 
영화 마지막에 아군이건 적이건 돌연변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미사일을 날리는 인간을 보고서도
그들을 옹호하는 찰스는 내가 인간 이기는 하나 납득하기가 쉽지는 않다. 
'왜 인간과 공존해야 하는가?' 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아마 다음에 나올 속편에서도 '프리퀼의 진정한 주인공은 매그니토!' 하는 식으로 점점 기울지 않을까 
우려된다.
[결국 갈라설수 밖에 없는 두 사람.]
집단이기주의, 군중심리와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에 대한 비판도 보인다.
EBS에서 보았던 어떤 실험에서,
원숭이나 다른 동물들 앞에 바나나를 놓고 그것을 집을 때마다,
다른 쪽의 동족에게는 전기 충격기를 연결해 놓고 비명소리가 들리게끔 장치를 해놓았다.
원숭이의 경우 바나나가 먹고싶지만, 자신이 바나나를 집으면 다른 쪽의 누군가가 고통받는다는 것을
인지하자 절대로 바나나를 건드리지 않았던 것에 비해 인간의 경우, 비명소리가 들리자 실험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시하면서도 '단지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것' 이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면서도 실험을 계속했다.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인지할 때 인간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더이상 명령만 따르는 것들에게 당하진 않겠다' 
라는 매그니토의 말은 그래서 영화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일 듯 하다.
그런 군중심리로, 사회적 소수자들을 차별하고 왕따, 공인에 대한 악성댓글 등을 저지르는
책임없는 익명의 다수가 휘두르는 폭력에 대한 강한 비판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더이상 명령만 따르는 것들에게 당하진 않겠어!]
영화를 보며, 자기가 갖고 있는 컴플렉스를 인정하고 당당하게 살자는 생각,
혹여 그런 것 때문에 비난이나 조롱을 받더라도 절대 상처받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론 내가 다수 중 하나가 되어 나와 다른 소수를 억합하고 있지는 않았었는지 
나 스스로 돌아보기도 했다.
블록버스터적인 볼거리와 재미, 재치있는 유머, 전달하려는 주제의식.
이 모두를 다 갖춘 흠 잡을 곳 없는 훌륭한 프리퀼로서, 엑스맨 시리즈를 다시금 부흥시키고
시리즈물에 대한 헐리우드의 자신감마저 느끼게 만드는 정말 엄청난 영화다.
P.S - 울버린의 카메오 출연. 대사가 하나인데 압권이다. 역시 울버린.
[중간에 빼먹어서 죄송합니다. -_-;;;] 
P.S 2 - 세계를 뒤에서 조종하는 악당으로 나온 케빈 베이컨 참 멋있는 배우인데
글을 쓰다보니 악역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버렸다. 악당 역할을 잘 연기해서 
영화의 밸런스를 잘 맞춰준 듯.
P.S 3 - 허리에 총을 맞은 찰스 자비에의 명대사. 
'다리 쪽에 감각이 없어'
'잘 들으세요. 선생은 아이를 가질수가....'
이거 분명히 누가 심영 패러디 할 것 같다.
P.S 4 - 미스틱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었는데
네이버 연관검색어에 이미 배우이름이 뜨는 걸 보니 
나만 그리 생각했던 게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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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