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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17. 10. 22. 22:16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씀드리자면, 잃어버린 '좀비'의 도시는 아닙니다. '인디아나존스' 나 '미이라' 같은 어드벤쳐 액션 활극도 아닙니다. (저희 어머니가 오랜만에 크라씩 모험액숀영화 나온줄 알고 기대하셨다가 크게 당하셨습니다.)

오히려 '미션' 이나 '아웃오브아프리카' 등을 떠올리게 하는 엄격, 근엄, 진지한 고전영화적 작법을 지닌 전기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왕 고전스러운김에 더 장중하게, 좀 더 느리고 긴 호흡으로 3시간 정도 뽑아줬다면, 제 취향에는 너무나 좋았겠습니다만, 아쉽게도 그렇진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아마존의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탐험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평생 모험과 탐험, 미지의 발견을 갈구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니까요. 또한 당시 'The Great War' 라고 불렸던 1차대전의 전쟁에 대한 공포와 회의감, 그리고 대량살상을 가능케 한 기계문명의 야만에 몸서리친 당시대인의 충격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1차대전 참전자였기 때문에 주인공인 퍼시가 더더욱 소위 문명국인 열강들에 환멸을 느끼고 아마존을 이상향이라로 생각지 않았을까요?

눈에 익은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퍼시픽 림'의 찰리 허냄 부터 '지아이조'에서 보았던 시에나 밀러  , '트와일라잇'의 로버트 패틴슨과 '스파이더맨 홈 커밍'의 톰 홀랜드까지 그리고 은하제국 황제께서도 나오십니다. 영화팬들이라면 익숙한 얼굴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신비로운 아마존의 모습과 끝까지 자신의 탐험을 완성시키려는 한 사람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작품이었구요. 먼 후세에 끝끝내 인정받는 사례들을 보면, '오늘만 사는' 제 생각이 참 짧다고 느낄때가 많아요.

우리의 z는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 걸까요?

이번 명절, 곰곰히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p.s 추석명절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인데 컴퓨터로 업로드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는 영영 안할 것 같아 모바일로 합니다. 기기를 가리기보다는 꾸준히 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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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영화.2017. 10. 22. 22:02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굳이 원작 소설이 아니더라도 치욕적인 역사의 한 장면으로 한국인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을 내용. 사극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요즘의 드라마나 영화와는 완전 반대로 가는 작법을 택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공을 들인 티가 나는 고증과 디테일. 단지 구색만 맞추려는 것이 아닌 그 시대 한복판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마치 연극처럼 여러장으로 영화가 나뉜 것 또한 특이한 부분.
덕분에 영화화한 연극을 보는 기분이 많이 든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도 서두르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점 또한 매우 칭찬할 만하다.

매우 고전적이고 또한 한국 사극을 논할때 고전으로 불릴 자격이 충분한 영화다.

영화는 사는 길을 말하는 최명길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듯 하면서도, 김상헌의 입장 또한 충분히 이해가 되게끔 공정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 때문인지 오지않는 근왕병을 밤새 기다리는 김상헌의 모습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최명길에게 너도 나도 다 없어져야 새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던 장면에서는, 그렇게 척화를 외치던 이유가 되려 무능한 지배층에 대한 자조와 환멸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영화 초반 대사가 튀거나 어색한 연기가 있어 살짝 아쉬웠다. 그런 면 없이 일관됨을 유지하던 이병헌의 연기가 돋보였다.

트렌드에 전혀 맞추지 않은, '사는 법' 대신 '죽는 법'을 택한 그 용기와 뚝심이 만들어낸 멋진 작품에 박수를 보낸다.

p.s 고수는 산발에 거지꼴을 해도 잘생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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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
공연.2017. 5. 16. 00:21



자 올해도 어김없이 본격적인 페스티벌 시즌이 되었습니다.

역시나 그 스타트는 작년 10주년을 넘어선 월디페인데요.

올해는 다시 서울로 돌아와 

페스티벌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너무도 친숙할 

잠실에서 열렸습니다.






황금연휴때는 여름못지 않게 덥고 미세먼지도 심각했는데, 

다행히도 비가 내리고 날씨가 선선하다 못해 추웠습니다.

사진은 귀엽게 찍어주셨는데, 패션과 포즈가 뭔가 아재스럽네요.


네. 

다들 그렇게 아재가 되어가는거죠.


너무 추워서 그런지 아니면 제가 얌전했던건지,

땀한번 안나고 몸이 별로 피곤하지 않는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정말 추웠어요. 우비를 한번 벗었다가 추워서 다시 입고 있었습니다.


땀에 흠뻑 젖는것도 페스티벌의 묘미(?) 일텐데요.






그나마 제대로 건진 폭죽 사진이네요.






이것도.






무대는 이뻤습니다만, 잠실에서 자주 열리는 여타 페스티벌과 큰 구분은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정면을 바라보는 구조에서 뭔가 특별히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죠.









마이크 페리.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에, 대표곡 The Ocean이 나오길래 아쉽아쉽. 

ㅠㅠ





앨런 워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작년에 페이스북 등에서 올라오던 스케쥴에서는

한국이 쏙 빠져있어서 많은 팬들의 아쉬운 탄성을 일으켰는데요.


이번 월디페를 통해서 볼 수 있어 많은 분들이 반가워하셨을 것 같습니다.

월디페 감사합니당.





마데온.

작년 월디페 여름 버전 워터워에서도 내한했었는데요.


저는 당시 네로를 보고싶어서 다른 날을 선택한지라 아쉬웠었는데,

이번에 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드 데드.





저는 이번 월디페 관람이 4번째였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이름만 알던 14년 양평에서의 첫 월디페 방문.

작년 10주년 기념 5월과 8월의 두 월디페.

그리고 바로 지난 월디페까지.


단발로 그치거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축제가 많은데

이렇게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냥 내년에도 또 하겠구나 하고 생각없이 기다리게 하는 것, 

그 자체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서울로 오면서는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좋은 점이야 말할 것도 없이 접근성이죠.

그리고 종합운동장의 여러 부대시설을 (특히 화장실)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배려한 점이 좋았습니다.


다들 왠지 계단에서 앉아서 먹었지만, 

테이블이 많이 마련되어 있어서, 

편히 먹을 자리를 여기저기 찾지 않아도 되었던 점도 좋았네요.


아쉬웠던 점이라면, 적당한 시간에 끝나야 했다는 점?


아무래도 도심 한가운데 있는 특성상, 

월디페의 특징이었던

밤샐 각오하고 지방 곳곳으로 찾아가던 

그 감성이 없어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물론 애프터파티도 있지만,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밤새 놀 수 있다는 점은 놓치기 아까운 장점이었죠.


새벽 동이 틀때 꾀죄죄한 몸을 이끌고 

양평역으로 줄줄이 걸어가거나,

그 새벽에 춘천시 택시는 다 몰려온듯했던 스펙타클.


막상 그때는 엄청 피곤하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그립다하는 저도 좀 이상한 놈인듯 싶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hinima16/


동영상과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언제나 즐거운 페스티벌 되시고, 

변함없이 흥터지는 하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