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전시.' 카테고리의 글 목록
전시.2017. 4. 19. 12:19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전 


평화와 정의



근처에 일이 있어서 들른 김에 


그대로 집에 가기는 아쉬워 예술의 전당을 찾았습니다.


마침 예술에전당에서 직행으로 저희 집까지 가는 버스가 개통되서


나들이에 부담도 없었구요.


(M5532번 애정합니다. 화이팅!)


사실 저는 오베이 티셔츠 브랜드와 오바마 하면 생각나는 포스터 정도만 알고 갔던 것 같아요.


평일이고 전시 초반이라 아직 사람은 많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르 코르뷔지에 전 때와 같이 사진 촬영이 가능한 전시더라구요.


덕분에 클라우드에 넣고 두고두고 감상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입구와 출구 앞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작품(?) 이 있었습니다.


사실 오베이 자이언트 프로젝트에는 

프로레슬러 자이언트의 사진과 단어 OBEY 간의 특별한 연관성은 없다고 해요.


전시 설명과 도슨트를 참고하자면


인상적인 이미지에 연관없는 단어를 배치함으로서


작품의 의미를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끔 만들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작품이나 매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고민하고 생각해보며 

항상 깨어있으라는 의미 같았습니다.





알폰스 무하 작품 같지 않나요??





아마 잘 모르는 사람도 한번 쯤은 봤을 오바마 포스터 일 거에요.


이 감각적인 포스터 덕택에 은근히 젊은 표를 많이 얻어냈다고 합니다.


홍보에 정말 성공적 이었지만


오바마 정권(???)에서 한자리 차지하는 게 아니고

작가는 쿨하게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작가의 부인이라고 하네요.

미인이십니다.





투팍

(차마 언급하기 어려운 명언을 하셨죠.)





에미넴





설명해주시면서 가장 주목해달라고 하신 세 작품인데요.


현 미국의 상황을 비판하는 요소가 잘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인종 성별등 여러 차별문제가 그림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마 후세에 미술사에 획을 그을 작품이 될 지 모르니 꼭 몇번식 봐 두시라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필견.






오바마와 한 컷.






바스키아





앤디 워홀

시간이 오래되기는 했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가 있었죠.





작가는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중 저의 눈을 사로잡은 작품인데요.


뭔가 묘하게 포스트 아포칼립스 같은 것이

폴아웃을 떠올리게 합니다.


War.... War Never Changes.





심슨가족에서도 빠지지 않고 패러디 했습니다.

소장욕구가 샘솟네요.





이렇게 거리 곳곳에 도배하는 것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왠지

이를 SNS에 고대로 적용시켰던

스X누 마케팅의 사례가 떠올랐어요.

(심쿵,심멎,졸예)


그리고 

전시 티켓과 함께 

자이언트가 그려진 스티커를 한 장 씩 주는데,


그래피티의 문화 중에 태깅이라고 해서


스티커를 붙인 구역은 내 구역이다 라는 

일종의 영역표시 라고 하네요.


전시를 관람하시고, 

일상 어딘가의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다면

스티커를 쫙 붙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작품과 전시장 안에서는 하시면 안됩니다!!!







사실 지난 주에 내한한 상태라, 지난 토요일(4/15) 에는 사인회도 했다고 하네요.

서예박물관 쪽에 작가의 작품이 있습니다.


전시를 다 둘러보신 다음에도 꼭 놓치지 마세요.




요즘 예술의 전당 알찬 전시가 많아서 너무 좋습니다.


마츠모토 레이지 은하철도 999 전도 잊지 말고 관람해야 겠어요.





p.s

그냥 슥 둘러보지 마시고, 그림을 꼼꼼하게 보시면 숨겨진 요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3번 정도는 반복해서 보시라고 도슨트께서 당부하시더라구요.



Posted by 건호스
전시.2017. 3. 27. 20:56




얼마 전 예술의 전당에서의 오르셰 미술관 전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인상주의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그 대표적인 화가 중 한 명인 르누아르의 전시가 마침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어 한적한 토요일 미세먼지를 양껏 머금으며 나들이를 다녀왔다.

 

예전에도 몇 번 국내에 르누아르의 작품이 들어온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다른 것은 몰라도 르그랑 양의 초상이라는 작품은 내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이번 전시는 전시 이름처럼 르누아르가 아름다움, 이상의 상징으로 삼았던 여성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말 그대로 정말 모든 작품이 여성을 주제로 한다.



 

<해변가의 소녀들>


만약 신이 여성의 몸을 창조하지 않았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 지 모르겠다.’


위의 르누아르의 말처럼, 여성은 르누아르에게 이상적 아름다움, 다시 말하면 모든 행복한 것들을 나타내는 소재였다. 자칫 잘못하면 외설이나 여성을 상품화 했다는 비난에 휩싸일 수도 있지만, 왠지 르누아르의 그림에서는 그러한 느낌은 받기 힘들다. 단지 그냥 우리 삶의 행복한 순간이 여성이 나온 그림으로 표현된 것 같다.


 

<소파에 앉아있는 누드>


여인들의 누드나, 목욕하는 모습을 그리며, 그리스 시대 여신이 가진 상징성을 다시 재현하려고도 했다. 특히나, ‘소파에 앉아있는 누드조각 탬버린을 든 무용수2’ 에서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소파에 앉아있는 누드는 밀로의 비너스를 뒤에서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간직하고 행복한 순간을 추억하듯, 르누아르의 그림도 그 안에 특별한 해석보다는 우리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림을 돌아보며 잠시나마 마음에 여유가 깃들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전시가 아닐까.


아래는 르누아르의 인상깊은 명언들이다.





고통은 지나간다.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데 5분이 걸렸지만, 이에 다다르기까지 60년이 걸렸다.’





삶은 아름다워야 한다.’

 

나에게 있어 그림이란 사랑스럽고 즐겁고 예쁘고도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


 

 




그림은 영혼을 씻어주는 선물이어야 한다.’

 

작품은 미술관 안에서 비로소 빛난다.’


 


P.S

전시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았는데도 금방 돌아봐서 몇 번을 돌았네요.   


Posted by 건호스
전시.2017. 3. 20. 22:04










언젠가 아버지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읽으시곤, 나에게 한 건축가와 성당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셨다. 당시 크게 관심이 없던 나는 아 유명하구나하고 지나쳤었다. 그리고 또 한번 아는 지인이 좋아하는 건축가라고 하며 그 책에서 봤던 성당을 스케치했던 것을 보여주었다.

 

그 때 확실히 르 코르뷔지에 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각인 시켰던 것 같다.

평일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건축학도들이 단체로 관람을 많이 온 모양이었다. 부럽다. 대학생. 전시 중에 건축 4구성, 현대건축 5원칙 같은 암기항목 스러운 요소가 있어, 대학생들의 단체관람이 왜 많은 지 이해되기도 했다. 큐레이터의 도슨트 설명을 듣는 와중에는 한국에서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프랑스에서 국장으로 치뤄진 장례식 장면을 전시의 맨 앞에 배치하였다는 설명을 들었다. 헌데 사람이 월요일 오후임에도 좀 많았다.

 

어렸을 적 가업을 이어 시계 장인이 되려고 하다가 그 예술적 재능을 발견한 스승에 의해 건축가를 제안 받고, 이 단순한 진학상담(?)은 현대의 위대한 건축가를 탄생시킨다.

 

요즘 청년들처럼 번 돈을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세계여행을 하는데 쓰셨는데, 파르테논 신전에서는 3주 동안 있었다고 하고, 매일 스케치를 열심히 하고 다방면으로 예술적인 역량을 쌓는 아아아아주 모범적인 세계여행을 하셨다. 말로만 한층 성숙해진 것이 아니다.

 

부푼 꿈을 안고 문화의 중심지 파리로 입성하였으나, 당시 홍보라는 게 제대로 될 턱이 없던 탓에 건축사무소도 망하고, 그 뒤에 벽돌공장도 망하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끈기 있게 그 시간을 인내하며, 계속 그림을 그리는 등 요즈음 말로 역량 강화를 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나중에는 좀 더 세련된 이미지로 차별화하기 위해, 항상 동그란 안경과 보타이를 잘 갖춰 입고 다녔다고 한다. 동그란 안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출구 바로 앞 게시판(?)에서 유쾌하고 실력 좋은 사람들이 자꾸 머리카락 붙어있는 간디 마냥 그려 놓았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지, 어떻게 해야 즐거운지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 모든 행동의 바탕, 그 근본을 그것에서 찾았다.

스스로 즐거운 것에 매진하고, 그것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접점을 찾아 나갔다는 점에서 진정한 직업, 일의 의미를 알고 계셨던 분인 것 같다.

 

끊임없이 본질을 찾는 본질 탐구자. 진정 즐거운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

 

더 이상 단순히 돈으로만 표현되는 직업적 가치에 수긍하지 못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명성을 생각하면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 같지만, 그는 4평의 아담한 통나무집에서 생을 마감한다.

 

부모보다 못 버는 최초의 세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요즘 청년들 중 하나인 나에게, 그의 마지막 카바뇽 통나무집은 큰 의미로 다가왔다.

안타깝게도 그가 많은 사람들을 위해 고안했던 현대적인 아파트 개념은 변질되었다.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의 하나로,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내집마련이라는 개념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지금의 현실을 본다면 그는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할까.

 

마치 몇 세기 전 전시회처럼, 작은 공간에 정말 많은 그림들과 설명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키피디아나 백과사전을 걸어서 통째로 읽은 느낌이다. 거장의 일생을 전시 한 번으로 깊이 알게 된 하루였다.

 

관람객에게 르 코르뷔지에에 관하여 어떻게든 더 많이 전하고 싶다는 의욕적인 노력이 잘 보이는 만족스러운 전시회였던 것 같다. 요즘 거취 불분명한 상태가 지속되어, 점점 위축되는 기분이었는데, 전시를 감상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확신과 용기를 얻었다.

 

 

'삶은 현기증이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렸고 최후가 다가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건축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며 고전과 현대의 일관된 건축의 본질은 정신과 진실의 문제이다.’


사유가 없으면 건축도 없다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감동을 명언.

 

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복잡함에 주저하지 말고, ‘단순함 도달할 .

어느덧 잃어버린 인생의 다시 좇을 .

젊은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젊어져 .”

 

자기가 즐거운 곳에서 계속 매진하며, 새로움을 찾았던 다운 명언이었다.

 

Posted by 건호스
전시.2017. 3. 4. 23:27









사람들로 북적이는 오르셰 미술관전을 뒤로 하고, 비교적 한산한 3층의 타마라 렘피카 전을 찾았다. 알고 있던 화가는 아니지만, 게임 바이오쇼크시리즈를 플레이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아르데코 양식에 대한 호기심이 전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르데코 양식은 과학문명의 합리성과 기능성을 미학으로 단순화를 중시하고, 입체파의 기하학적 형태 선호하는 직선적인 매력이 살아있는 양식이다. 유명한 고전 SF 명작 영화, ‘메트로폴리스 비교적 최근에 개봉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위대한 개츠비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게임 바이오쇼크시리즈의 해저도시 랩처를 통해 분위기를 있다.


타마라의 작품은 마돈나가 제일 많이 소장하고 있고, 레이디 가가도 일부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마돈나의 경우, 타마라의 작품을 매우 좋아하여 찾는 족족 수집한다고. 당시 시대를 앞선 당찬 여성이었기 때문에, 수집하는 아티스트들도 그녀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거의 모든 초상화의 배경이 회색 빛의 마천루인 것도 인상깊다. 직선과 도형화 하여 표현된 인체와 더불어, 작품의 기계적이고 차가운 매력이 한층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 스케치 등이 있다고 하니, 습작들도 놓치지 말고 꼼꼼히 둘러보는 것도 포인트라고 있겠다. 아쉬운 점이라면, 원화가 아닌 에디션이라는 최대한 원화의 느낌을 살린 형태로 들어온 작품이 중간중간 섞여 있다는 것이다. 물론 눈으로 봐서는 크게 차이를 느낄 없지만, 아쉬운 아쉬운 거니까.

 

왠지 샤갈이나, 직선적인 느낌 덕분에 뷔페 생각도 언뜻 들었다. 스케치나 초상화 인물들의 눈에 초점이 정면을 향하지 않아서인지, 조각상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중세시대의 그림들 과도 비슷한 같다는 생각도 떠올랐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노예이다.

여성이 누드로 관능적인 포즈를 취하며, 작품 가운데에 손이 쇠사슬에 묶인 채로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당시의 남성 우월 주의적인 사고가 만연한 시대에서, 여성에게만 강요당한 정절, 순결 성적 억압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성을 단지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려는 시각에 대한 비판도 같이 느껴졌다.

 

누구보다 당당하게 시대를 앞서 살아갔던 화가의 그림인지라, 더더욱 그러한 느낌을 받은 같다. 때문에 전시장을 도는 동안 작품 앞에 많이 멈춰 섰었다.

 

워낙 집안 배경이 좋았기 때문에 당당하게 있지 않았나 싶었지만, 그녀의 배경이 없어졌을 간단히 등을 돌리던 사람들도 많았었다는 해설을 듣고, 뜬금없이(?) 재물의 덧없음을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다.

 

그녀의 인생 굴곡에 따라서도, 화풍의 변화를 수가 있다. 전성기 때는 직선적이고 당당하며 거침없는 느낌이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러한 화풍도 점차 누그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출구 앞에 있던 문구가 아마 그녀를 가장 설명하지 않았나 싶다.

 

기계시대에 강철 같은 눈을 가진 여신

 


아래는 그녀의 인상깊었던 명언들이다.

 


백장의 그림들 가운데서 당신은 그림을 알아볼 있을 겁니다.’

 

나는 존재를 둘러싼 공간과 구조에 명령을 내립니다.’

 

나는 부드러워요. 나는 둥글고. 나는 조용하며. 거부할 없을 정도로 매혹적입니다.

나는 강력하고 나는 중요합니다.’

 

내가 명확한 그림을 그렸던 최초의 여성이며 그게 바로 그림이 성공한 이유입니다.’

 

나는 사회의 한계점에서 살고 있어요. 
그리고 한계점에서는 정상적인 사회의 규칙들이 통하지 않죠.’

 

당신이 쉬지 않고 계속 창조만 하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쏟아낸다면 결국에는 지쳐서 우울증에 빠지고 말죠.’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확신이 그녀와 그녀의 작품을 더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성별과 시대를 떠나, 이러한 당당함은 배워야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결국 자기 스스로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니까.

 

여담으로, 달리는 타마라와 마주친 편지로, ‘당신은 큐비즘의 태양. 나의 여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P.S

도슨트 해설을 한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시는데, 놓치지 말고 들으시기를, 내일 까지인 것이 아쉬운 전시이다.

 

 

 

 

 

 

Posted by 건호스
전시.2017. 2. 28. 21:50





한동안 전시에 뜸했었는데, 올해의 첫 전시로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는 알폰스 무하전을 보고 왔습니다. 알폰스 무하전은 지난 2013년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었죠. 지인들의 SNS에 감상이 한가득 올라왔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아래층은 오르셰 미술관 전시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전시는 평일임에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네요. 덕분에 무하전도 적은 인원은 아니었음에도 비교적 쾌적한 느낌으로 감상했습니다.

 

100년 전 즈음의 화가이지만, 오히려 지금 시대와 더 잘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테두리선이 강조되어 만화적인 느낌이 특히 강하게 들었는데요. 한 때 게임에서도 카툰렌더링 기법이 유행 이었는데, 그러한 기법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전시 마지막에는 무하에 영향을 받은 만화 등이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익숙한 느낌을 받은 것이 우연이 아니었나 봐요. 무하가 활동했던 시기와 만화, 영화, 사진이 태동했던 시기가 겹친다 하니, 아무래도 이러한 무하의 화풍이 자연스럽게 만화 쪽으로도 넘어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상깊은 작품은 무하에게 큰 명성을 안겨 다 준 지스몽다의 포스터입니다. 친구의 부탁으로 연휴기간에 작업을 도와주다가,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사라 베르나르가 급하게 의뢰했다고 하는데요. 기간도 일주일밖에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갑작스런 의뢰에 짧은 제작기간 이지만, 당시의 포스터와는 달리 좀 더 길게, 여인 한 명에만 집중한 포스터는 큰 반응을 이끌어냈고, 수집가들은 이 포스터를 가지려고 난리였다네요. 이후에도 좋은 인연이 되어, 사라 베르나르의 공연 포스터를 무하 만의 화풍으로 그려줍니다.

 

다양한 상업적 작품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류 광고 포스터, 과자상자 디자인, 책 겉표지,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담뱃갑 포스터, 향수 포스터와 디자인 등등. 다양한 상품을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전시를 보면서 모교의 조형대학 친구들이 이 전시를 그 때 왜 그리도 많이 찾았었는지 이해가 됐어요.

 

여담이지만, 이런 느낌의 포스터를 다시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스타워즈 시리즈와 같이 포스터를 사진합성이 아닌 일러스트로 대신하는 작품들이 있는데, 아예 이런 화풍의 포스터는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하기에는 너무 모험인가 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기대할 수 없겠죠. 


 포스터는 더 많은 대중을 계몽하기에 좋은 수단이다. 일하러 가는 그들은 멈춰서서 포스터를 보게 될 것이고

정신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거리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전시장이 될 것이다.’


나는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는 사람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를 바란다.’

 

예술가의 임무는 사람들이 미와 조화를 사랑할 수 있게 격려하는 것이다.’


- 알폰스 무하.

 

Posted by 건호스
전시.2016. 10. 30. 16:04

 

아버지의 추천으로 간만에 오산나들이겸 다녀왔다. 2,000원에 도록까지 챙겨주는 과분한 가격에 실로 눙물.

공산주의 예술(?)이 가진 특유의 느낌을 역시 잘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덕수궁미술관에서 있었던 변월룡전을 보았다면 더욱 깊이가 더해질 전시.

대체적으로 린민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노동하는 그림에서는, 활기차고 강건한 사회주의 이상향 같은 것이 그림에서 잘 느껴진다.

남성 여성 모두 붉으스름한 볼에 웃음이 만연한 노동에 대한 미화와 노동자들에 대한 찬양등이 엿보였다.

풍경이나 동물들을 주제로 한 그림에서는 사진을 찍은듯한, 호랑이의 경우 정말 털 하나하나 살아있는듯한 어마어마한 디테일을 느낄수 있었다.
왠지 당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작가들이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가끔 선전물 같지 않은 반동적인(?) 그림들도 있어 이질감과 함께 더욱 눈이 가는데, 특히 정온녀의 '여인 누드'의 경우 다른 미인도와는 다른 매우 현대적인 세련된 미인상이라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그린 작품이 아닐까 혼자 추측해보기도 했다.

설령 사회주의 선전물의 용도였다고 하더라도, 목가적인 풍경안에서 노동자와 농민들이 땀흘려 일한 성취와 수확의 즐거움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좀 더 많은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을 거라는 아쉬움이 매우 큰 전시회. 11월 25일 까지이니 근처에 사는 분들은 나들이겸 들러보는 것도 꽤 좋을 듯 싶다.

P.S 바로 위층의 김효순 사진전도 놓치지 말 것.
Posted by 건호스
전시.2016. 9. 16. 14:54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샤갈달리뷔페전 #추석 #가족나들이 각자의 개성이 독특한 세 거장의 작품이 모인 전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밝은 내일에 대한 의지가 보이는 샤갈. 이제는 왠지 빈지노를 떠올리게 되는 달리. 그리고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뚝심있는 외길인생 마이웨이 뷔페 선생.

각자의 작품에 각각 자신이 세상과 삶에 맞서는 방식이 녹아든 것 같았다.
희망, 조소, 신념.  학교를 졸업하고 오춘기(?)를 겪고 있는 나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세 거장이 그 방향을 알려준 듯 싶다.

냉소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비난에 굴하지 말고 당당하자. 내 자신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묵묵히 걸어나가자.
좌절할 필요 없고, 울고 싶으면 울고, 싫으면 싫다고 하고, 누가 뭐라 한다면 난 원래 이렇다고 맞받아치자.

앞으로도 내가 날 지켜나갈 수 있기를 빈다.
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