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알폰스 무하 - 모던 그래픽의 선구자 전.
전시.2017. 2. 28. 21:50





한동안 전시에 뜸했었는데, 올해의 첫 전시로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는 알폰스 무하전을 보고 왔습니다. 알폰스 무하전은 지난 2013년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었죠. 지인들의 SNS에 감상이 한가득 올라왔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아래층은 오르셰 미술관 전시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전시는 평일임에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네요. 덕분에 무하전도 적은 인원은 아니었음에도 비교적 쾌적한 느낌으로 감상했습니다.

 

100년 전 즈음의 화가이지만, 오히려 지금 시대와 더 잘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테두리선이 강조되어 만화적인 느낌이 특히 강하게 들었는데요. 한 때 게임에서도 카툰렌더링 기법이 유행 이었는데, 그러한 기법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전시 마지막에는 무하에 영향을 받은 만화 등이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익숙한 느낌을 받은 것이 우연이 아니었나 봐요. 무하가 활동했던 시기와 만화, 영화, 사진이 태동했던 시기가 겹친다 하니, 아무래도 이러한 무하의 화풍이 자연스럽게 만화 쪽으로도 넘어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상깊은 작품은 무하에게 큰 명성을 안겨 다 준 지스몽다의 포스터입니다. 친구의 부탁으로 연휴기간에 작업을 도와주다가,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사라 베르나르가 급하게 의뢰했다고 하는데요. 기간도 일주일밖에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갑작스런 의뢰에 짧은 제작기간 이지만, 당시의 포스터와는 달리 좀 더 길게, 여인 한 명에만 집중한 포스터는 큰 반응을 이끌어냈고, 수집가들은 이 포스터를 가지려고 난리였다네요. 이후에도 좋은 인연이 되어, 사라 베르나르의 공연 포스터를 무하 만의 화풍으로 그려줍니다.

 

다양한 상업적 작품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류 광고 포스터, 과자상자 디자인, 책 겉표지,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담뱃갑 포스터, 향수 포스터와 디자인 등등. 다양한 상품을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전시를 보면서 모교의 조형대학 친구들이 이 전시를 그 때 왜 그리도 많이 찾았었는지 이해가 됐어요.

 

여담이지만, 이런 느낌의 포스터를 다시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스타워즈 시리즈와 같이 포스터를 사진합성이 아닌 일러스트로 대신하는 작품들이 있는데, 아예 이런 화풍의 포스터는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하기에는 너무 모험인가 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기대할 수 없겠죠. 


 포스터는 더 많은 대중을 계몽하기에 좋은 수단이다. 일하러 가는 그들은 멈춰서서 포스터를 보게 될 것이고

정신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거리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전시장이 될 것이다.’


나는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는 사람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를 바란다.’

 

예술가의 임무는 사람들이 미와 조화를 사랑할 수 있게 격려하는 것이다.’


- 알폰스 무하.

 

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