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전 - 4평의 기적
전시.2017. 3. 20. 22:04










언젠가 아버지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읽으시곤, 나에게 한 건축가와 성당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셨다. 당시 크게 관심이 없던 나는 아 유명하구나하고 지나쳤었다. 그리고 또 한번 아는 지인이 좋아하는 건축가라고 하며 그 책에서 봤던 성당을 스케치했던 것을 보여주었다.

 

그 때 확실히 르 코르뷔지에 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각인 시켰던 것 같다.

평일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건축학도들이 단체로 관람을 많이 온 모양이었다. 부럽다. 대학생. 전시 중에 건축 4구성, 현대건축 5원칙 같은 암기항목 스러운 요소가 있어, 대학생들의 단체관람이 왜 많은 지 이해되기도 했다. 큐레이터의 도슨트 설명을 듣는 와중에는 한국에서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프랑스에서 국장으로 치뤄진 장례식 장면을 전시의 맨 앞에 배치하였다는 설명을 들었다. 헌데 사람이 월요일 오후임에도 좀 많았다.

 

어렸을 적 가업을 이어 시계 장인이 되려고 하다가 그 예술적 재능을 발견한 스승에 의해 건축가를 제안 받고, 이 단순한 진학상담(?)은 현대의 위대한 건축가를 탄생시킨다.

 

요즘 청년들처럼 번 돈을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세계여행을 하는데 쓰셨는데, 파르테논 신전에서는 3주 동안 있었다고 하고, 매일 스케치를 열심히 하고 다방면으로 예술적인 역량을 쌓는 아아아아주 모범적인 세계여행을 하셨다. 말로만 한층 성숙해진 것이 아니다.

 

부푼 꿈을 안고 문화의 중심지 파리로 입성하였으나, 당시 홍보라는 게 제대로 될 턱이 없던 탓에 건축사무소도 망하고, 그 뒤에 벽돌공장도 망하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끈기 있게 그 시간을 인내하며, 계속 그림을 그리는 등 요즈음 말로 역량 강화를 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나중에는 좀 더 세련된 이미지로 차별화하기 위해, 항상 동그란 안경과 보타이를 잘 갖춰 입고 다녔다고 한다. 동그란 안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출구 바로 앞 게시판(?)에서 유쾌하고 실력 좋은 사람들이 자꾸 머리카락 붙어있는 간디 마냥 그려 놓았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지, 어떻게 해야 즐거운지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 모든 행동의 바탕, 그 근본을 그것에서 찾았다.

스스로 즐거운 것에 매진하고, 그것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접점을 찾아 나갔다는 점에서 진정한 직업, 일의 의미를 알고 계셨던 분인 것 같다.

 

끊임없이 본질을 찾는 본질 탐구자. 진정 즐거운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

 

더 이상 단순히 돈으로만 표현되는 직업적 가치에 수긍하지 못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명성을 생각하면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 같지만, 그는 4평의 아담한 통나무집에서 생을 마감한다.

 

부모보다 못 버는 최초의 세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요즘 청년들 중 하나인 나에게, 그의 마지막 카바뇽 통나무집은 큰 의미로 다가왔다.

안타깝게도 그가 많은 사람들을 위해 고안했던 현대적인 아파트 개념은 변질되었다.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의 하나로,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내집마련이라는 개념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지금의 현실을 본다면 그는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할까.

 

마치 몇 세기 전 전시회처럼, 작은 공간에 정말 많은 그림들과 설명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키피디아나 백과사전을 걸어서 통째로 읽은 느낌이다. 거장의 일생을 전시 한 번으로 깊이 알게 된 하루였다.

 

관람객에게 르 코르뷔지에에 관하여 어떻게든 더 많이 전하고 싶다는 의욕적인 노력이 잘 보이는 만족스러운 전시회였던 것 같다. 요즘 거취 불분명한 상태가 지속되어, 점점 위축되는 기분이었는데, 전시를 감상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확신과 용기를 얻었다.

 

 

'삶은 현기증이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렸고 최후가 다가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건축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며 고전과 현대의 일관된 건축의 본질은 정신과 진실의 문제이다.’


사유가 없으면 건축도 없다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감동을 명언.

 

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복잡함에 주저하지 말고, ‘단순함 도달할 .

어느덧 잃어버린 인생의 다시 좇을 .

젊은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젊어져 .”

 

자기가 즐거운 곳에서 계속 매진하며, 새로움을 찾았던 다운 명언이었다.

 

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