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게이머
영화.2017. 2. 23. 22:48



무료한 금요일 밤. 케이블 TV에서 킬링타임 용으로 본 영화. 그것도 무려 군대 안에서 선, 후임이 옹기종기 휴게실에 모여 군것질하며 보았다. 내 기억엔 이렇게 평화롭게 휴식한 때가 없었던 거 같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사람들은 피 튀기는 FPS게임과 '닌텐도 위'로 매일매일 운동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실제 사람이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연기자들인 진짜 사람을 아바타 삼아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에 열광하게 된다. 배틀로얄 보다는 헝거게임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은 그 지옥같은 게임의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아바타로 계속되는 무의미한 살육에 지쳐 있다. 해서 게임을 탈출할 기회만을 엿보던 중,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플레이어와 만나게 되고, 이 게임을 만든 개발자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영화 '게이머'는 정말 순수한 액션 영화이다. 스토리 자체도 큰 특징이 없이 옛날 비디오용 액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진부하고 식상하다. 결국 액션에 초점을 두고 봐야하는 영화인데, 그 액션도 썩 탄탄하지가 않다. '게이머'라는 영화제목에 걸맞게 사이버세상에서 진짜 사람들의 피 튀기는 혈투를 보여줄 것 같지만, 정작 그런 장면은 한 두 번 뿐이다.

그나마 주인공이 게임을 탈출하는 후반부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우직한 맨주먹(정말로 아무런 기술 없는 맨주먹) 액션을 선보인다. 중국 무술 영화나 이종격투기 등의 영향으로 현란한 액션을 보여주는 요즘 영화와는 다른, '람보' '코만도'로 대변되는 예전 액션영화들의 향수가 어렴풋이 느껴 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부분에서 밋밋함을 보여주는 영화지만, '300'에서 레오니다스 왕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제라드 버틀러의 카리스마는 여전히 빛을 발한다. 허나 그것만으로 두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관객을 붙잡을 만한 매력은 없는 것 같다.


안 보고 지나쳐도 무방한, 그저그런 영화들 중 하나이다.


p.s

제라드 버틀러는 자꾸 어중간한 액션 영화에서 모습을 비추는 것 같습니다. 조금 아쉽네요. 사극이나 시대극에서 활약하면 더욱 돋보이겠지만, 작년에 이미 갓 오브 이집트로 너무나 거하게 말아먹었습니다. 이 영화 최근 개봉한 조작된 도시의 예고편을 보고 기억난 영화입니다. 심은경과 안재홍(걷기왕과 족구왕의 크로스오버) 그리고 지창욱이 나오는 영화인데 예고만 봐서는 비슷한 설정같기도 하네요. 저도 참 별영화 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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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