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아키비스트의 수시 건호스. :: 'fps' 태그의 글 목록

'fps'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2.17 델타포스 1 2
  2. 2017.01.18 듀크 뉴켐 3d - 아토믹 에디션
게임.2017. 2. 17. 02:07








여러 비행 시뮬레이션, 헬기를 다룬 코만치 시리즈 등으로 밀리터리 게임의 명가로 알려진 노바로직의 대표작

델타포스 시리즈.

그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당시의 FPS 장르는 비좁은 미로, 던젼, 기지 내부등을 샅샅이 뒤지며 길을 찾는 방식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는데델타포스는 이러한 트렌드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실적인 배경과 광활한 지형을 강점으로 들고 나왔다.

물론, 이전에 듀크 뉴켐 3D 등에서 야외 지형, 스타워즈 제다이 나이트와 하프라이프 등에서도 광활한 지형이 등장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밀리터리 스타일의 게임으로 넓은 지형에서 실제 작전을 수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을 델타포스가 그 효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뒤에 영향을 받을 게임들도 많이 언급할 수 있는데, 일단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레드 스톰에서는 비슷한 컨셉으로 고스트 리콘 시리즈를 발매하였고, 좀 많이 크게 보아 현대군인이 큰 맵에서 뛰어다니는 걸로 치자면 무수히 많다.

넓은 맵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배틀필드 시리즈, 또 보병 시뮬레이션이라 칭해지는 오퍼레이션 플래시 포인트(훗날 아르마 시리즈로 계승, 저작권 회수 후 이름 변경.) 등도 어찌됐건 영향을 받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경우에는 원래 델타포스는 부대 마크가 없는데, 이를 착각하고 델타포스 게임의 엠블럼을 도용하였다가 법적인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픽은 좀 특이하다. 복셀 엔진이라는 지금도 그렇고 당시에도 잘 쓰이지 않는 엔진을 이용하였다. 이는 2D 도트를 3D의 형태로 구현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주로 2D RTS 장르에서 많이 이용되었는데, 대표적으로 C&C 타이베리안 선 등에서 사용되었다. 이를 FPS 장르에 적용하여, 지형은 부드러우면서도 광활한 (자꾸 이 표현을 쓰게 된다.) 넓이를 표현해내고, 그 위에다 3D로 이루어진 사람, 지형지물을 올렸다.

당시의 기술력을 고려해도 무언가 어정쩡한 그래픽으로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직선으로 쭉 이어 그린 듯한 당시의 3D 그래픽보다, 부드러운 지형묘사는 좋았지만, 엔진의 한계로 그 위에 오브젝트를 빽빽하게 올리거나 하지 못했는지, 배경이 다소 심심하다.

인도네시아의 정글로 여겨지는 지형인데도, 나무는 드문드문 있고, 대신 짙은 풀색의 초원과 산이 자리하는 식이다. 때문에 가끔은 내가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운드는 현실적인 소리에 집중한 것 같다. 배경음악이라곤 메인메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전부이며, 게임 안에서는 철저히 총성과, 적들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진다. 그래도 효과음은 상당한 수준이라 말하고 싶다. 각각의 총기에 따라 효과음이 잘 구현되어 있으며, 총을 쏠 때, 무언가 안에 살짝 비어 공명하는 듯한 느낌마저 잘 살렸다.

배경음악에 대해 잡설하자면, 경쟁작인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의 경우 장중한 오케스트라를 통해 마치 90년대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스타일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하게 한다. 때문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무언가 세계평화에 앞장서는 사명감을 팍팍 심어준다.

델타포스 1의 배경음악은 메탈풍(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아 정확하게 장르를 정의하지 못하는 점 양해바란다.)의 음악이다. 마치 전역한 전직 군인이 어느 시골 구석의 펍에서 맥주를 잔뜩 들이키며 할리 데이비슨을 옆에 세워두고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배경음악에서부터 땀내나는 사나이들의 군대 이야기 같은 느낌을 주는, 진정한 밀리터리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게임플레이는 광활한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각 미션마다 지정경로가 있지만 거의 지침 수준이며.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순전히 플레이어의 자유이다. 지정경로를 무시하고 근처 야산에 올라 적들을 저격한 뒤 유유히 목표지점으로 이동할 수도, 아니면 그냥 적을 무시하고 빙 돌아가 목표만 타격하고, 다시 퇴각지점을 빠질 수도 있는 자유로운 플레이를 유도한다.

자유도가 극도로 제한된 요즘의 레일슈터 게임들을 하다가 이 게임을 하면 단순하면서도, 무언가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에는 이 게임은 제법 아케이드적인 게임성으로 알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경쟁작인 레인보우 식스 보다 한 층 접근하기 쉬운 게임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인공지능은 정말로 멍청한 수준이다. 옆에서 동료가 죽어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건물 안의 적들은 그저 게이머가 있는 방향을 향해 건물 안에서 열심히 벽에 총을 쏴대기도 한다. 그럼에도 난이도는 그리 녹록치 않은데, 게이머 또한 한, 두발의 총탄에 바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크립트와 영화적인 연출만 가득 담긴 게임들에 익숙하다면, 델타포스 1은 조금은 심심할 것이다. 허나 반대로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줄고, 플레이 타임마저 줄어드는, 클릭 말고 크게 할 것이 없는 그런 레일슈터 게임들에 질렸다면, 이제 발매된 지 어언 20년이 다 되가는 이 고전명작은 분명히 당신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p.s

자세히 보시면, 장갑차 안에 닭이 들어있습니다.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1  (2) 2017.02.24
폴아웃 1  (0) 2017.02.21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익스텐디드 에디션  (0) 2017.02.13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 아이언 플레이그  (0) 2017.02.08
퇴마전설2  (0) 2017.02.07
Posted by 건호스
게임.2017. 1. 18. 00:57


soon 이라고 했지만 듀크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렸다.

영원히 못 만나는 줄 알았다.




듀크 뉴켐 3d - 아토믹 에디션


이제는 저만큼 이나 나이를 먹은 장성한 청년인 고전게임, '듀크 뉴켐 3D' 가 올해 제가 플레이 했던 많은 게임들을 제치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작사인  3D 렐름은 그 후속작인 '듀크 뉴켐 포에버'를 통해 다른 의미로 더욱 유명한 기업입니다. 한때 나로호 발사와 더불어 '나로호 발사 성공이 먼저냐? 듀크 뉴켐 포에버 발매가 먼저냐?' 하는 유머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제 기억이 확실하다면 게임 역사상 가장 긴 제작기간을 가진 게임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명한 고전게임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던 저 게임을, GOG.COM 이라는 스팀과 비슷한 게임 판매 사이트를 알게 되면서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속 가지런히 정렬된 고전게임들은 저를 추억에 젖게 만들었습니다. 그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게임이 바로 저 '듀크 뉴켐 3D' 이었습니다. 커피 한잔이 될까 말까한 저렴한 가격에 저는 미련없이 구매버튼을 눌렀습니다. 당시에는 저 스스로에게 무슨 가학적인 재미라도 들린 건지, 어떤 게임이든 최고 난이도로 플레이하려 했습니다. 당연히 이 게임 또한 그러했고, 나중 에야 알았지만 최고 난이도인 4단계에서는 적이 무한정 리스폰 되는 극악한 특성이 있었습니다. 가장 어렵게 플레이 하는 것이 제작자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마치 입시공부를 하듯 억지로 억지로 전진하였습니다. 하지만 1스테이지도 넘어가기 전에 수십번을 죽고 나서야, 저의 마음이 누그러졌고 그보다 낮은 3단계의 난이도로 타협을 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실사를 방불케 하는 그래픽이 흔한 지금 에야 별 감흥이 없지만, 당시에는 둠을 성공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 쓰인 엔진인 '빌드엔진' ID소프트웨어의 퀘이크가 나오기 전까지 2.5D 그래픽의 황혼기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둠에서 발전한 모습을 찾아보자면 수중 표현과 점프, 그리고 위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도 말이 많았고, 지금 이대로 표현 했다간 판매금지도 각오 해야할 매우 높은 수위의 표현과 분위기가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다크나이트 이후로 죄다 놀란병에 걸린 듯 영화, 게임 할 거 없이 모두 고뇌하는 요즘 영웅들과는 다릅니다. 게임 시작부터 목표는 단순합니다. 자신이 아끼는 차를 박살낸 외계인들을 단죄하러 가는 주인공. 이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매우 열받아 있는 상태입니다. 마치 전철 막차 안에서 소주 한 네댓병 거나하게 드신 아저씨만큼 걸걸한 입담을 과시하며 외계인들을 사정없이 박살냅니다. 그 호쾌함에 어느덧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도 통쾌하게 날아가버립니다. 분위기를 120% 살려주는 메탈풍의 배경음악과 함께 사이다가 따로 필요 없는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너무나 친절하고 쉬워서 문제가 되는 요즈음의 RPG 보다 훨씬 어려운 레벨 디자인 또한 매력입니다. 도심 한복판, 그랜드 캐니언 같은 황무지, 우주기지, 외계인 소굴 등 다양한 배경과 게이머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미로처럼 얽힌 레벨 구성. 그리고 숨겨진 비밀 장소를 찾아내는 것 또한 소소한 재미입니다.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스테이지를 끝내는 문을 쾅 두드릴 때의 성취감도 꽤 짜릿합니다, 물론 스테이지 마지막의 통계에서, 끝끝내 발견하지 못한 비밀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살짝 찜찜한 기분도 같이 듭니다.

 

반대로 당시 고전게임 특유의 불친절함이 오히려 플레이를 피곤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멍청한 지는 몰라도, 가끔 길 찾기가 너무 어려워 아무것도 없는 맵 한복판을 이리저리 돌아다닐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헤메다 결국 공략을 찾아보고는 '이걸 어떻게?' 하는 황당한 것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 비하적 표현 또한 문제삼을 수 있지만, 이미 주인공부터 빨간 메리아스에 청바지 대충 입는 아재 캐릭터입니다. 이런 아재들이 다 그렇지 뭐 어쩌겠습니까. 게임의 컨셉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지금 다시 즐겨도 충분히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고전입니다.


p.s 어느 회사 입사지원서에 감상문 쓰라길래 썼던 글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깼습니다.


     어디서 메가톤 에디션을 사야 나머지 확장팩도 깨고 그래야 월드 투어도 사서 할

     마음이 생길 텐데요.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듀크 상아재의 화끈함.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마전설2  (0) 2017.02.07
타이탄 퀘스트 - 애니버서리 에디션  (0) 2017.01.19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3 - 콜렉터즈 에디션  (0) 2016.09.11
타이탄 퀘스트 오리지널 클리어.  (0) 2016.07.24
큰일이다.  (0) 2016.07.02
Posted by 건호스